구상중인 새 책35 묵은지처럼 오래 구상을 하더라도 꼭 탈고하고 싶은 이 책 간장, 고추장, 된장, 김치의 공통점. 묵히면 묵힐수록 더 맛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이다. 여기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다름 아닌 '글의 소재'. 소설가 김훈은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에 대한 구상을 대학 시절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으며 처음 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이후 오랜 시간 기자로 일하다가 53세가 되어서야 ‘칼의 노래’를 발표한 것을 보면 아주 기나긴 기간을 묵히며 나름 고민을 많이 했으리라 추측된다. 새로운 책을 하나 준비 중이다. 이미 3년 넘게 붙잡고 있는데 진도가 영 안 나간다. 주제와 소재는 명확하나 2~3시간 고민을 해도 한 줄 더 쓰면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예 포기하고 그냥 노무사와 행정사라는 내 주업에 전념해도 되나 이 작품만.. 2023. 1. 16. 다 늙은 호스테스에게 내 인생을 걸어보려 한다 최인호, 이병주, 황석영의 글을 한 때는 참 좋아했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끝내줬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다시 펴자 이미 한 번 봤던 홍콩 무협영화처럼 김빠진 콜라 같다는 느낌만 준다. 젊어서 느낀 감동은 오간데 없고 저렴한 이야기꾼들의 입담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청준, 최인훈, 김승옥의 글은 처음 볼 때부터 전기가 흘렀다. 재미라는 단어가 불경하게 느껴질 정도의 차원이 다른 참신함과 저절로 심장이 빨라질 정도의 충격이 날 사로잡았다. 나이 먹고 또 책 표지를 열며 이젠 무덤덤히 볼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전혀 아니다. 처음과 동일한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키에슬로프스키의 예술 영화처럼 영혼까지 맑게 해준다. 이들 모두를 압도하는 작가.. 2022. 9. 10. 새 책을 쓰고 싶지만 전쟁터에 다시 서는 게 너무 무섭다 소설 로 유명한 작가 #알렉스 헤일리가 그랬다. 골방에 틀어박혀 타이프라이터를 치는 작업은 너무나 괴롭다고. 라면 받침대로나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끄러운 책이지만 얼마 전 한 권 출간했는데 이제 또다시 뭔가가 쓰고 싶다. 하지만 나 혼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전쟁터에 다시 서는 게 무지무지 무섭다.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이번엔 감정을 뒤흔드는 게 목적이라 더한가 보다. 신이시여~~~ 저를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기신다면 제발 용기를 주옵소서~~~ 2022. 9. 6. 영업, 공부, 창작(저술 등) 중 나에게 가장 어려운 건? - #영업 - 공부 - 창작(저술 등) 이 3가지를 모두 해보니 나에겐 창작이 가장 어렵다. 영업은 사람 탓에 피곤하긴 하지만 이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인지 그럭저럭 할 만하고 때로는 재미도 있다. 공부 역시 기본 뼈대는 갖춰진 상태에서 새롭게 도입되거나 변경되는 것 위주로 하면 되니 아주 큰 부담은 없다. 하지만 창작은 여전히 지난至難하다. 나 혼자만의 만족을 위한 저술이라면 부담이 거의 없지만 출판업자의 눈높이, 나아가 독자들의 냉정한 판단기준까지 고려하면 a4용지 한 장 채우는 것도 절대 쉽지 않다. 소설가 김훈은 조사 선택에 대해서부터 자동적으로 고민하는 습성을 지녔다면 선천적 작가라고 했다. 난 이와 유사한 습벽을 지니긴 했지만 작가소리 들을 만한 역량은 당연히 못 갖췄기에 더욱 고민이 많다.. 2022. 9. 2. 내 진짜 소원 "소원이 뭐냐?" 얼마 전 #동창회에서 나온 주제다. 승진하면 좋겠다, 마누라가 바가지 그만 긁으면 좋겠다, 사이 나쁜 임원이 퇴직하면 좋겠다, 로또에 당첨되면 좋겠다 등의 답이 나왔다. 내 진짜 소원은 뭔지 귀갓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가장 원하는 것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에 버금가는 소설을 써 보는 것이다. 이 글을 보고 많은 사람이 비웃을 거라는 걸 잘 안다. 그래도 꼭 써 보고 싶다. 아마도 이런 망상을 하기에 내 인생은 더욱 꼬여가는 것이리라~~~~ 2022. 8. 30. 글을 쓰며 가장 이루고 싶은 소망 #접속사 없는 글을 쓰고 싶다. 접속사는 나를 너무 불편하게 한다. 죽기 전에 이룰 수 있을까. 2022. 8. 26. 이대로 살다 뒤질 생각이니 날 바꾸려 하지 마라 내가 쓰는 글이 #편협하거나 저속하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의견을 일단 존중은 한다. 다만, 편협함에 대해 설명하자면 나는 기존 시스템이니 기득권 혹은 관행에 대한 비판을 자주 하는데 이 점이 그렇게 보였을 지도 모른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선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 특히 우리나라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된 측면이 많기에 이를 어떻게든 뜯어고쳐야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고민 없이 그냥 기득권에 편입되어 속된 말로 꿀 빨아먹는 자들에겐 내가 또라이나 가시처럼 보이겠지만 니들만 잘 먹고 잘 살라고 이 사회가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 호로자식들아~~~ 내가 편협하다면 과거 봉건제 하에서 민주주의를 주장하거나 공산주의 치하에서 자유를 외친 자들 모두도 편협한 게.. 2022. 7. 23. 나의 글쓰기 3대 원칙 1. 빨리 2. 재미있고 3. 쉽게 써라 이것이 나의 #글쓰기 3대 원칙이다. 여기에 '감동적으로 써라'를 꼭 추가하고 싶지만 이런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서 망한 작가나 감독이 무수히 많음을 잘 알기에 나는 포기했다. 감동은 내 영역이 아니다. 충실히 본연의 임무를 다한 글에서는 저절로 감동이 느껴질 것이다. 설사 안 느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인위적인 감동에 치우친 글이 주는 위화감은 정말 대단하다. 2022. 7. 1. 내가 삼겹살에 대해 지은 시(김춘수의 '꽃' 패러디) 삼겹살 (지은이: 강명주) 내가 그를 굽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고기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를 구워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진정한 #삼겹살이 되었다. 내가 삼겹살을 구워준 것처럼 나의 이 무게와 부위에 알맞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영양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일용할 양식이 되고 싶다. 2022. 6. 30. 내 남은 인생의 성공 여부는 여기 달렸다 날마다 즐기는 이 #망상들을 어떻게든 뼈대 안에 넣어서 텍스트화 한다면 내 인생은 성공할 것이고 그냥 망상에 그친다면 망할 것이다. 모 아니면 도. 내 인내심에 달렸다. 2022. 6. 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