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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중인 새 책

묵은지처럼 오래 구상을 하더라도 꼭 탈고하고 싶은 이 책

by 강명주 노무사 2023. 1. 16.

간장, 고추장, 된장, 김치의 공통점.

묵히면 묵힐수록 더 맛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이다.

여기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다름 아닌 '글의 소재'.

소설가 김훈은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에 대한 구상을 대학 시절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으며 처음 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이후 오랜 시간 기자로 일하다가 53세가 되어서야 ‘칼의 노래’를 발표한 것을 보면 아주 기나긴 기간을 묵히며 나름 고민을 많이 했으리라 추측된다.

새로운 책을 하나 준비 중이다.

이미 3년 넘게 붙잡고 있는데 진도가 영 안 나간다.

주제와 소재는 명확하나 2~3시간 고민을 해도 한 줄 더 쓰면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예 포기하고 그냥 노무사와 행정사라는 내 주업에 전념해도 되나 이 작품만은 죽기 전에 꼭 발표하고 싶다는 생각, 아니 출간을 원하는 출판사를 못 만나더라도 최소한 탈고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틈나는 대로 원고를 꺼내 들여다본다.

이 책을 완성하면 내 모든 아픔을 잊을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이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묵히면 묵힐수록 더 세상의 공감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혼자만의 망상을 하며 이 작업을 견뎌내는 나 자신이 때로는 자랑스럽기도 하나 때로는 더 없이 한심하기도 하니 칼바람 부는 겨울밤이 더 춥게 느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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