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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존중,비하,찾기,성장)153

난 지진아인가?(feat: 헤어젤과 드라이기) 수십 년간, 내 #머리카락은 젤 없이는 절대 얌전히 모양을 유지할 수 없는 줄 알았다. ​ 그래서 늘 내 책상 한켠엔 젤이 있었다. ​ 지난주에 마침 젤이 다 떨어졌는데 너무 추워서 사러나가기 귀찮았다. ​ 오랜 기간 전혀 안 쓰고 쳐 박아둔 드라이기가 생각나기에 샤워 후 이걸로 머리를 세팅해 보았다. ​ 그 후 3~4일간 젤 전혀 안 바르고도 머리 모양이 잘 유지된다. ​ 주위에 물어보니 대다수 사람들이 이렇게 머리 모양을 관리하며 산단다. ​ 왜 이걸 나는 이제야 알았을까. ​ 도대체 그 동안 이런 기본중의 기본도 모르고 뭘 한 걸까. ​ 나이에 비해 난 아는 게 너무 없다. ​ 겉으론 정상으로 보이나 실질은 지지아인가. ​ 세상과 나 사이에 항상 존재한다고 느껴지는 장벽의 근본 원인이 이거 같은데... 2022. 12. 25.
매저키스트인지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매저키스트인지 확인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 손톱을 대단히 짧게 자른다. ​ 이때 통증과 동시에 다소의 쾌감이 밀려온다면 당신은 매저키스트다. ​ 당장 시험해보라. 2022. 12. 20.
장미와 촛불 그리고 늙은 소년 "혼자 갈 수 있지?" "응" ​ 이 짧은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들은 소년을 홀로 놔두고 가버렸다. ​ #고속버스 차표와 라면 한 그릇 구매할 정도의 돈만 쥐여준 채. ​ 혼자 그 머나먼 집까지 돌아가는 게 무서웠지만 이를 이야기해도 그들은 마찬가지로 가버렸을 터이기에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다. ​ 누군가에게 돈을 도둑맞기 전에 차표부터 구입하려고 역무원에게 다가갔지만 아직 그 시간대는 판매를 안 하니 나중에 오란다. ​ 대기실 의자에 앉아보니 너무 무료하다. ​ 이 상태로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다니. ​ 멍하니 창문을 통해 역 밖을 바라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 혼자 하얀 눈밭을 헤매는 꿈을 꾸다가 추워서 깼다. ​ 빵과 우유라도 사 먹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아무것도 안 만져진다. ​ ​ ​.. 2022. 12. 9.
애들의 천진난만함을 돈벌이와 연결하는 사악한 나 믿을지 모르지만 애들이 나를 많이 좋아한다. ​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아이들은 무턱대고 달려와 안기기도 한다. ​ 전혀 애들을 안 좋아하는 나이기에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는데 누가 그런다. ​ 내 특유의 #무질서함과 반사회적 성질 그리고 감성에 대한 지나친 치우침이 아직 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을 피리 부는 사나이 마냥 끌어당기는 탓일 거라고. ​ 짐승의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완전히 틀린 판단은 아닌 듯하다. ​ 여튼 지난달에 지인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났던 어떤 사람의 손자도 나를 보자 무작정 달려오더니 내 다리를 붙잡는다. ​ 보호자가 애를 빨리 데려가길 내심 원했건만 그러질 않는다. ​ 어쩔 수 없이 잠깐이라도 안아줘야 돌아갈 듯하여 보호자 동의하에 품에 안았.. 2022. 12. 6.
정색한 내 얼굴이 그토록 무섭나? "김 전무님은 어디 가셨어요?" "외근 나갔습니다" "지난번에도 안 계시더니 오늘도요? 무척이나 재미나는 분이라 같이 밥 먹고 싶었는데" "노무사님, 김 전무가 노무사님 무서워서 피하는 거 모르시죠?" "저를요? 왜요?" “왜긴 왜겠어요. 지난번에 반말하지 말라고 노무사님이 정색하고 이야기한 탓이죠” “저 그날 꼬박꼬박 존댓말 쓰며 최대한 좋게 말했는데요” “맞아요. 근데 그게 더 무서워요. 우리 회사 특성상 전과자 등 거친 사람들도 많이 고용하곤 하는데 노무사님처럼 절대 반말이나 욕 안 하면서 하려는 말 다 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게다가 노무사님은 워낙 눈빛이 날카로워서 정색하시면 진짜 소름 돋을 정도죠” ​ 난 친분이 아주 두텁지 않은 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쓴다. ​ 그렇기에 남이 .. 2022. 11. 23.
내가 돈벌이에 관심이 없는 근본 이유(호수 속 시체) 내가 돈벌이에 관심이 없는 근본 이유: ​ "오백 벌면 천 벌고 싶고, 천 벌면 이천 벌고 싶고 그게 되면 삼천 바라는 게 사람 마음 아닌가?" "난 아닌데...." ​ 아까 어떤 노무사와의 대화. ​ 무진장 잘 버는 눈치다. ​ 개업한지 몇 년 안 되었는데 사무실을 아예 구매했고 최고급 외제차 몰며 주말마다 럭셔리한 곳만 찾아다닌다. ​ 뭔 재주로 그리 성공 했나 물어보니 대뜸 전술한 말을 하며 어느 정도 벌기 시작하면 저절로 동기부여 된다던데 나는 전혀 아니어서 대단히 당황을 했다. ​ 헤어진 뒤 가만 생각해보니 나의 이런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 아주 어릴 때부터 조금이라도 하고픈 걸 하며 살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한 대라도 덜 맞을지만 궁리하다 보니 누구도 날 때리지 않는 어른이 된 후엔 모.. 2022. 11. 16.
난 사실 좋은 놈이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던 게 아닐까? - 내 분야(노동, 행정)에 대해선 어떤 자리에서 어떤 주제라도 자신 있게 논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과 라이센스를 갖추었고 늘 업데이트 중이다. - 좋은 책을 써서 공익을 증진시켰다. - 법률 등 사회의 룰을 어긴 적이 전혀 없다. - 불법은 아니더라도 소음발생 등 타인에게 피해가 가는 행위 역시 일절 안 했다. - 돈을 보고 불법을 눈감아 주는 등 도리에 벗어하는 짓 또한 한 적 없다. - 규칙적인 운동으로 꽤나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 중이다. - 혼자 사는 삶이지만 가능한 음식들을 직접 해먹기에 먹거리를 통한 건강증진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 담배를 끊었고 술은 업무 상으로만 아주 약간 마신다. - 대가가 안 주어지더라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 과소비가 아닌 범위에서 계절에 맞는 .. 2022. 11. 10.
현주엽, 찰스 바클리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내 눈높이 찰스 바클리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 90년대를 호령했던 nba 농구스타로 한때는 마이클 조단과 쌍벽을 이루기도 했다. ​ 오래 전에 은퇴하고 해설가로 일하던데 인기가 좋은지 얼마 전 엄청난 액수에 방송국과 재계약을 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 한국의 찰스 바클리란 별명을 가진 선수가 있었다. ​ 현주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파워 포워드란 포지션도 동일했고 키와 체구에 비해 가드 못지않은 패싱력을 지녔다는 점도 유사했다. ​ 이들은 불행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공유한다. ​ 실력에 비해 억시게도 운이 없었다. ​ 현주엽은 은퇴 후, 감독으로도 일하다가 요즘은 유튜브 등 예능에서 아주 활발히 활동 중이다. ​ 근데 내가 이들이라면 우승을 못했다는 자격지심에 전혀 사회 활동을 못했.. 2022. 10. 19.
고스톱조차 배우지 못하는 나는 저능아? 또 실패했다. #고스톱 배우는 걸. 심심풀이로 돈이 오가지 않는 인터넷 고스톱을 쳐보고 싶었지만 룰을 익히는 게 너무 어렵다. 노무사 시험은 다시 볼 망정 이런 잡기는 나에게 넘사벽으로만 다가온다. 고스톱, 포카,당구,바둑, 장기 모조리 마찬가지다. 난 저능아인가? 아니면 내 안에 잠자는 한량 기질을 깨우는 게 두려워서 애써 내 무의식이 이들을 익히는 걸 막는 걸까? 나 자신을 나도 너무 모르겠다. 2022. 9. 26.
이 나이 먹고 겨우 깨달은 것: 난 결코 특별하지 않다 "강 노무사, 홀이 연속으로 8번이 나온다는 게 말이나 돼?" "갑자기 뭔 소리야?" "홀짝을 하는데 홀이 너무 많이 나오기에 통계학과 나온 당신에게 묻는 거야" "또 도박했지?" "아니, 그냥 장난으로" "상식적으론 대단히 희박하기에 이상해 보이겠지만 당신이 즐기는 온라인 도박에선 어차피 상대가 당신이 어디에 걸었는지 알기에 큰 돈 걸면 무조건 조작할 거라고 내가 몇 번을 말해?" "그게...." "어이, 정 사장. 당신이 그토록 특별해?" "웬 뚱딴지같은 소리야?"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거야" "그건 왜 묻는데?" "도박하면 어차피 몰락만이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은 부모 재산 다 해 먹고 마누라까지 도망간 후에도 도박에서 발을 못 빼기에 얼마나 스스로를 특별한 예외라고 여기면 이러는지 .. 2022.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