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무님은 어디 가셨어요?"
"외근 나갔습니다"
"지난번에도 안 계시더니 오늘도요? 무척이나 재미나는 분이라 같이 밥 먹고 싶었는데"
"노무사님, 김 전무가 노무사님 무서워서 피하는 거 모르시죠?"
"저를요? 왜요?"
“왜긴 왜겠어요. 지난번에 반말하지 말라고 노무사님이 정색하고 이야기한 탓이죠”
“저 그날 꼬박꼬박 존댓말 쓰며 최대한 좋게 말했는데요”
“맞아요. 근데 그게 더 무서워요. 우리 회사 특성상 전과자 등 거친 사람들도 많이 고용하곤 하는데 노무사님처럼 절대 반말이나 욕 안 하면서 하려는 말 다 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게다가 노무사님은 워낙 눈빛이 날카로워서 정색하시면 진짜 소름 돋을 정도죠”
난 친분이 아주 두텁지 않은 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쓴다.
그렇기에 남이 나에게 반말하는 걸 대단히 싫어한다.
완전 친근한 상태에서 장난으로 하는 건 차원이 다르기에 웃어넘기지만, 적당히 존댓말, 반말 섞어가며 살살 간을 보다가 아무 저항 없으면 반말로 밀고 가려는 적지 않은 자들에겐 날 잡고 호되게 한소리 하는 게 내 방식이다.
전술한 김 전무가 대표적인 예였는데 난 절대 무리해서 항의하지 않았다.
똑바로 눈을 응시한 채, 반말하지 말라고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이게 무섭나?
어떤 조선족이 그랬다.
치고 박고 싸우면 능히 이길 자신 있지만 그랬다가 원수 되면 무지 골 아파질 것 같기에 결코 날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욕인지 칭찬인지....
어떤 여자라도 넘어가게 하는 매력적인 얼굴을 난 정말 바랬건만 전혀 다른 걸 준 하늘에 반품 요구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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