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노가다 하던 시절, 어떤 초보 일용직에게 일을 가르친 적이 있다.
나보다 연배가 엄청 위였는데 들리는 말로는 사장까지 하다가 쫄딱 망한 뒤, 여기까지 흘러왔단다.
나름 열심히 하려고는 했는데 열정이 없었다.
과거에 무슨 일을 했든 여기서 다시 목돈 모아서 재기하시라고 하니 자네 같은 사람에게 위로를 받는 걸 보니 진짜 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당시엔 이 말이 대단히 기분 나빴다.
내 딴엔 생각해서 해준 말인데 나를 비하하는 답변이 분명했기에 이 말 이후로는 전혀 배려해 주지 않았다.
어떤 중국동포가 며칠 전 나에게 위로를 해주었는데 갑자기 전술한 일이 생각난다.
이 동포는 지금 상황이 상당히 안 좋은데 이 사람의 눈에도 내가 영 불쌍해 보였나 보다.
여튼 이 위로가 썩 고맙지만은 않았다.
수십 년 전, 전술한 사장의 마음이 이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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