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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노사관계, 산재 등)

동료들도 극혐하는 해고사유: 경력사칭

by 강명주 노무사 2021. 12. 26.

"그따위 게 무슨 상사라고. 저는 그런 인간이랑은 절대 같이 일 못해요!!! 아니 안 합니다"​

요즘은 돈이 무조건 최고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력, #경력 따위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해고사건을 하다보면 이 견해가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해고사유 중 경력사칭이란 게 있다.​

다들 알다시피 학력, 자격증, 기술, 과거 직장, 전과 등에 대해 거짓으로 혹은 제대로 안 알리는 행위를 말하며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당시 알았다면 채용 안 했거나 같은 조건으로는 채용하지 않았을 거라 인정되는 주요 경력이라면 정당한 해고사유라 본다​

그런데 현재 잘 다니고 있고 업무 수행에 별다른 영향 없는 경력의 사칭 역시 해고 사유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릴 수 있으며 일부 판례는 이를 해고 사유로 보지 않지만 일반인의 견해는 다른 듯하다.​

얼마 전 모 회사에서 어떤 관리자의 경력사칭이 발각 되었다.​

입사 후 근 20년 가까이 성실히 일하던 사람인데 출신대학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이 사람이 입사하던 당시만 해도 이 회사는 극도로 영세했기에 졸업증명서까지는 신경을 못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제법 규모가 커지며 구성원들의 학력 등에 대한 데이타베이스 구축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워낙 착실했고 회사에 대한 공로도 컸기에 사장은 눈을 감아주려 했다.​

전술한 판례를 들먹이며 나 역시 경징계 정도 내리고 그냥 넘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나랑 이 사장이 간관한 게 있었다.​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극에 달한 요즘, 경력 사칭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가장 민감하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사장이 그냥 넘어갈 거라는 소문이 돌자마자 신입사원들부터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해서인지 회사의 이런 태도에 노골적인 반발을 드러냈다.​

일부 관리자들이 사장과 문제의 관리자를 싸고돌며 무조건 입 닥치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무마하려 했지만 다른 관리자들이 포함된 재직자들조차 신입사원들에게 동조하기 시작했다.​

결국 문제의 관리자는 자신으로 인한 혼란을 막겠다며 사직서를 냈고 사장은 이를 어쩔 수 없이 수리했다.​

횡령이나 배임 혹은 개인적 비위 사실로 인해 해고의 위기에 처하는 직원들도 많이 접하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경력사칭 같은 공분은 없는 듯하다.​

물론 절대 잘 한 짓은 아니지만 누구나 돈에는 눈이 멀 수 있고 집요하게 털어 먼지 안 날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들의 행위로 인해 본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한, 동료들은 눈감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경력사칭을 감싸주는 동료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돈이 많으면 부러움의 대상은 될망정, 존경은 사기 어렵다.​

존경은 보통 고학력이나 어려운 자격증 소지자 혹은 대단한 직장경력을 가진 자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력사칭자를 거의 이완용 급으로 보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직장에서만 완연한 게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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