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따위 게 무슨 상사라고. 저는 그런 인간이랑은 절대 같이 일 못해요!!! 아니 안 합니다"
요즘은 돈이 무조건 최고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력, #경력 따위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해고사건을 하다보면 이 견해가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해고사유 중 경력사칭이란 게 있다.
다들 알다시피 학력, 자격증, 기술, 과거 직장, 전과 등에 대해 거짓으로 혹은 제대로 안 알리는 행위를 말하며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당시 알았다면 채용 안 했거나 같은 조건으로는 채용하지 않았을 거라 인정되는 주요 경력이라면 정당한 해고사유라 본다
그런데 현재 잘 다니고 있고 업무 수행에 별다른 영향 없는 경력의 사칭 역시 해고 사유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릴 수 있으며 일부 판례는 이를 해고 사유로 보지 않지만 일반인의 견해는 다른 듯하다.
얼마 전 모 회사에서 어떤 관리자의 경력사칭이 발각 되었다.
입사 후 근 20년 가까이 성실히 일하던 사람인데 출신대학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이 사람이 입사하던 당시만 해도 이 회사는 극도로 영세했기에 졸업증명서까지는 신경을 못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제법 규모가 커지며 구성원들의 학력 등에 대한 데이타베이스 구축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워낙 착실했고 회사에 대한 공로도 컸기에 사장은 눈을 감아주려 했다.
전술한 판례를 들먹이며 나 역시 경징계 정도 내리고 그냥 넘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나랑 이 사장이 간관한 게 있었다.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극에 달한 요즘, 경력 사칭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가장 민감하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사장이 그냥 넘어갈 거라는 소문이 돌자마자 신입사원들부터 들고 일어났다.
이들은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해서인지 회사의 이런 태도에 노골적인 반발을 드러냈다.
일부 관리자들이 사장과 문제의 관리자를 싸고돌며 무조건 입 닥치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무마하려 했지만 다른 관리자들이 포함된 재직자들조차 신입사원들에게 동조하기 시작했다.
결국 문제의 관리자는 자신으로 인한 혼란을 막겠다며 사직서를 냈고 사장은 이를 어쩔 수 없이 수리했다.
횡령이나 배임 혹은 개인적 비위 사실로 인해 해고의 위기에 처하는 직원들도 많이 접하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경력사칭 같은 공분은 없는 듯하다.
물론 절대 잘 한 짓은 아니지만 누구나 돈에는 눈이 멀 수 있고 집요하게 털어 먼지 안 날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들의 행위로 인해 본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한, 동료들은 눈감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경력사칭을 감싸주는 동료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돈이 많으면 부러움의 대상은 될망정, 존경은 사기 어렵다.
존경은 보통 고학력이나 어려운 자격증 소지자 혹은 대단한 직장경력을 가진 자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력사칭자를 거의 이완용 급으로 보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직장에서만 완연한 게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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