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그의 영혼을 구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사기칠 목적은 아니었다는 말만 해줘"
"그게 그렇게 중요해? 좋아. 그건 네 말이 맞아"
"그럼 나에게 왜 그랬어?"
"처음은 우연이었는데 네가 날 좋게만 보고 자꾸 끌려오는 게 너무 재밌었어. 그래서 적당히 연기하며 뜯어냈고 그 뒤론 네가 스스로 가져다 바친 거야"
"난 그래도 당신을 믿었어"
"실제의 나는 안 보고 허상을 만든 채 그걸 믿은 거지"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거야? 난 다 잊을 수 있어"
"40 가까운 나이에 자꾸 소녀처럼 구는 것도 추해. 어차피 너에게서 더 뜯어낼 돈도 없는데 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돈이 다였어? 다른 감정은 조금도 없었어?"
"임신도 힘든 노처녀에게 다른 감정 있을 게 있나?"
회사 공금에 손을 댔다가 입건된 모 여직원.
남친을 위해 이랬다는데 알고 보니 그 남친이 제비다.
유명 커피숍에서 이 여자가 흘린 핸드폰을 이 남자가 찾아주며 연은 시작되었고 좋은 스펙을 지닌 여자에 비해 남자는 외모 외에는 영 아니었단다.
그래도 여자는 남자에게 뿅 갔고 취업도 시켜주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남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돈을 요구했고 사기라는 느낌이 왔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여자는 도와줬다.
하지만 지하 월세방에서 부모, 형제와 함께 사는 모습도 보였기에 남자가 100프로 사기를 쳤다고 하기도 좀 그렇다.
이런 경우를 가끔 본다.
여유 있는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만나고 자신의 경제력으로 상대를 구원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케이스.
내 남자지인도 술집 여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고 꽤나 많은 걸 해줬지만 이 여자는 기둥서방이 따로 있었고 결국 이 지인만 이게 걸려서 아내에게 이혼 당하고 인생이 망했다.
성인이 성인의 영혼을 구원해준다는 가정 자체가 웃기는 것 같은데.
제대로 된 인간들은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스스로의 힘으로 어느 정도는 정상궤도를 유지 하지 않을까?
이 궤도에서 현저히 멀어진 자는 상황 탓도 있겠지만 본성이 원래 그랬기에 그렇다고 보는 게 가장 합리적인 판단 아니려나.
요양원 시절, 원생들 대다수는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바로 썼지만 일부는 각종 욕구를 꾹 참고 잘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사회복귀를 위해 긴요히 사용했다.
다들 돈이 없었기에 상황은 동일했지만 행동은 이처럼 완전히 달랐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정 도와주고 싶다면 아무런 기대 없이 하는 게 최선일 텐데 이게 가능이나 할까?
아닌 자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 미련의 마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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