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이 저희 직장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
노동법 강의 중에 흔하게 듣는 질문이다.
노동법상의 권리를 회사생활에서 주장했다가 찍히기라도 하면 무진장 피곤해지는 것이 보통이기에 대다수 직장인이 이런 의문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계속 다닐 거라면 노동법 운운하지 않고 어지간하면 참는 것도 좋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주는 동화 속 빨간 주머니처럼 노동법이 빛을 발할 때도 분명히 있다.
소속된 팀을 회사가 직제개편을 통해 없애며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이 팀원들에게 모조리 해고통지를 해왔다는 전화를 친구가 한 적이 있다.
다른 팀원들은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이는 눈치라면서 법적인 타당성을 노무사인 나에게 물어온 것이다.
할 일이 없어졌다고 당연히 나가야 하는 건 물론 아니다.
정규직이거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면 회사는 이런 경우, 다른 업무를 부여해서라도 계속 고용을 해야 하며 이에 반하는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명될 소지가 크다(물론 정리해고 요건에 해당할 수 있으나 대단히 드물다).
이 이야기를 해주며 정 회사가 내보내면 법적인 조치를 다 취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라고 했다.
며칠 뒤, 회사가 해고통지를 취소했다는 연락을 이 친구는 해왔고 지금도 이 회사에 아주 잘 다니고 있다.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직장에서 걸핏하면 노동법 운운하는 건 절대 권장하고 싶지 않지만 평소 관계 법령의 뼈대라도 숙지했다가 결정적 순간에 이를 알리면 회사는 당신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설사 너무 상황이 안 좋아서 합의하에 사직하더라도 법을 알면 퇴직금을 더 받는 등 훨씬 더 좋은 조건에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식도 힘이고 힘센 자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어디서나 유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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