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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벽증, 강박증39

성추행을 제대로 당한 것 같다 신고해야 하나? 이게 성추행인가?​ ​ 좀 전에 마트에 아침거리 사러 갔다가 카드를 건네며 여자 캐셔분과 손가락이 살짝 닿았다.​ ​ 이분은 장잡을 끼고 있었고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정중히 사과하며 내 고의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혔다.​ ​ 갑자기 깔깔대고 웃으시더니 자신은 아무렇지 않다며 내 손을 덥석 잡고 흔드신다.​ ​ 너무 당황해서 이러시면 안 되다고 하자 더 웃는다.​ ​ 주변 사람들도 재미있어 하기에 그냥 돌아오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한 것 같다.​ ​ 신고해도 될까?​ ​ 나 같이 지나치게 조심하는 남자들을 노리개 삼는 여자들을 종종 보는데 이에 대해 세상은 너무 무관심하다.​ ​ 전에 부르스 같이 추자고 강권하던 여사장의 뜻을 어쩔 수 없이 따르고 나서 한동안 대단히 불쾌했는데 그때처럼 또.. 2020. 11. 22.
결벽증이 또 도졌다 (억울한 성추행범 되는 건가?)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 마스크 탓에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어른거리는데 어떤 여자를 지나치며 살짝 스친 것 같다. ​ ​ 두꺼운 오리털 파커를 입은 상태라 내 팔뚝 부위가 그 여자 팔 부위와 아주 살짝 부딪친 것 같기도 한데 바로 돌아서서 사과를 하니 괜찮단다.​ ​ 쇼핑을 계속하다 제대로 사과를 하고 싶어서 다시 찾아가 사과를 또 하니 괜찮다고 다시 말한다. ​ ​ ​ 이 여자가 날 고소하면 어쩌지?​ ​ 접촉은 있었는데....​ ​ 두 번째 사과하며 “제가 아까 지나가면서 스쳤죠?”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답을 했고 내가 먼저 사과를 했으며 이 사과를 두 번이나 받아 준 사실들이 고의성이 없었다는 증거가 되려나?​ ​ 스친 게 아니라 만진 거라고 생각되는 등 조금이라도 고의성이 느껴졌거나 기분 상.. 2020. 11. 21.
착한 독거노인이 되면 이런 쓸데 없는 걱정도 하게 된다 방금 전의 일이다.​ ​ 현관 바로 앞에서 여자들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 원룸형 아파트라 왕래하는 사람이 원체 적고 복도 맨 끝인 내 집은 더 하기에 이상했다.​ ​ 알아서 가려니 하고 기다렸지만 계속 떠든다.​ ​ 못 참고 문을 열어 보니 어떤 여자 둘이 오히려 나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 ​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집주인이라 답하며 당신들 뭐냐고 물으니 이곳에 산다는 어떤 사람과 통화까지 했다며 그 사람에 대해 묻는다.​ ​ 처음 듣는 사람이라 모른다고 했는데 이 둘 중 한 명은 사과부터 하는 등 예의가 있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일절 사과도 안 하고 영 아니다.​ ​ 결국 이들은 가버렸고 나는 들어왔는데 갑자기 겁이 난다.​ ​ 이들이 내가 자신들에게 추행 등을 했다며 신고하면 어쩌나.​ ​ 당.. 2020. 11. 8.
결벽증이 극에 달하면 당하는 취급(너무 조심해도 문제!!!) 미치도록 짬뽕라면이 생각나서 단골 김밥집에 갔다.​ ​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무심결에 입구에 놓여있는 나무젓가락 1개를 들고 나왔다.​ ​ 음식을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가져가라고 놔둔 건데 자주 이 집에서 김밥을 사오며 늘 가져오다보니 습관적으로 그랬나보다.​ ​ 황급히 돌아가 제자리에 꽂으며 사장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했다.​ ​ 사장은 어차피 가져가라고 둔거니 안 돌려줬어도 상관없단다.​ ​ 집에 와 가만 생각해보니 그래도 이 사장이 절도미수로 고소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 다시 가서 이런 이야기를 모두 하자 한숨을 크게 쉬더니 주방으로 갑자기 들어간다.​ ​ 잠시 뒤 나무젓가락 한 뭉치가 담긴 봉지를 들고 나오더니 가져가란다.​ ​ 이 정도로 많이 훔쳐가도 고소할 생각 전혀 없는데 단골인 .. 2020. 10. 22.
난폭운전 차량에게 한소리 하고 오히려 걱정하는 나 새벽에 운동을 나갔다가 난폭운전 차량을 만났다.​ ​ 정상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에게 이 차가 바로 달려들었다.​ ​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피한 뒤, 왜 이리 운전을 개떡 같이 하느냐고 한소리했다.​ ​ 잠시 멈췄다가 나를 본 후 가버렸는데 내 행동이 모욕죄에 해당할까?​ ​ 주변엔 아무도 없었는데 그럼 공연성은 충족 안 되나?​ ​ 공연성 충족되는 등 모욕죄에 해당해도 사고가 일어날 뻔한 순간에 이 정도 말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기에 위법성 조각 되는 것 아닐까.​ ​ 이 일로 전과자 되면 정말 억울할 것 같은데....​ 2020. 10. 12.
극에 달한 내 또라이 짓과 의외의 세상반응 내 또라이 짓이 극에 달했다.​ ​ 마트나 시장에서 타인과 조금만 몸이 스쳐도 오버해서 사과를 하고 심지어 거스름돈이나 카드를 주는 캐셔와 손가락 끝만 닿아도 마찬가지 행동을 한다.​ ​ 오죽하면 마트 입구에 다른 곳에서 산 물건을 놓고 들어갔다가 나오며 내가 놓고 간 물건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직원이 이를 인정해줘야 마음이 놓여서 편히 귀가할 지경이다.​ ​ 이 동네에 10년 가까이 살다보니 가는 가게나 마트도 뻔한 데다 이런 모습까지 보이니 다들 나를 모를 수 없다.​ ​ 근데 정신병자로 여기며 혐오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잘 대해주며 오히려 좋게 보기도 한다.​ ​ 신체 접촉에 대해 사과하는 날 경우가 바르다고 일부는 높이 평가하며 너무 오버하는 모습을 이상하게 보기보다는 측은하게 여기며.. 2020. 9. 29.
나는 성직자도 못 믿는다 (결벽증의 끝판왕?) 오늘 새벽 1시경, 산에 갔다. 간만에 간 거라 숨을 더 헉헉대며 걷다가 여느 때처럼 어떤 절에 들어섰다. 이 마당을 가로질러가도록 길이 되어있고 그게 내 코스다. 스님 한 분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꽤 눈빛이 범상치 않다. 갑자기 작은 건물의 불이 켜지며 그 스님이 나오신다. 대뜸 “늦게 왔네”라고 말하시며 밤길 가려면 랜턴이 있어야 한다기에 등산객인데 랜턴은 스님 주무시는데 방해될까봐 잠시 껐다고 했다. 몇 년 전 이 분이 포도와 부추전을 나에게 주신 적이 있기에 그것도 이야기하니 기억이 안 난다며 조심해서 가라고 한다. 혹시 나를 도둑놈 등 나쁜 사람으로 생각한 걸까? 신고하려나? 나는 아무 짓도 안했는데. 전술한 대화가 모두 녹음되어 있기에 충분한 방어가 되겠지? 근데 성직자에게도 이런 의심을.. 2020. 9. 14.
절대 안 하리라 맹서한 짓을 했다 (후회막급과 결벽증의 재발)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저녁에 갑자기 순대가 먹고파서 분식집에 갔다. 이 집은 특히 순대가 참 찰지고 맛있다. 사장님이 순대를 자르는 걸 보고 있는데 구석 테이블에 아이들이 앉아 있다. 6명인데 나에게 순대를 건네주신 사장님이 이 애들에게도 순대와 떡볶이를 가져다준다. 근데 양이 너무 적다. 각각 1인분이 될락 말락. 애들은 서로들 눈치를 보는지 포크도 제대로 못 든다. 너무 양이 적은 거 아니냐고 사장에게 물으니 달랑 5천 원 내며 순대와 떡볶이 모두를 원하기에 어쩔 수 없었단다. 애들 중 한 명이 나머지 애들에게 미안한 목소리로 나중에 더 사준다고 한다. 예전 요양원 시절 비슷한 일이 있었다. 친한 동생과 순대를 먹으러 갔는데 돈이 없어서 1인분만 달라고 하자 사장이 괄시를 했다. 그때가 떠.. 2020. 9. 5.
내 결벽증의 기원 내 결벽증의 기원을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소록도를 갔을 때 같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인데 그들은 날 그곳에 데려가서 나병환자를 만나게 했다. 물론 나병환자들이 나에게 특별한 해를 끼치진 않았다. 다만, 그들의 문드러진 얼굴과 손은 어린 나에게 아주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장난이었겠지만 팥빵을 맨손으로 어떤 환자가 건네주었다. 죽기보다 받기가 싫었지만 날 데려간 그들은 받으라고 독촉했고 어쩔 수 없이 받았다. 이날 이후, 지금의 결벽증은 그 뿌리를 내 마음에 굳게 내린 듯하다. 너무 세상을 몰라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는 것도 정상적인 인격형성에 꽤나 안 좋을 텐데.... ​ ps: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소록도에서 자유로이 외부인을 만날 수 있는 환자는 다들 음.. 2020.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