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짬뽕라면이 생각나서 단골 김밥집에 갔다.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무심결에 입구에 놓여있는 나무젓가락 1개를 들고 나왔다.
음식을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가져가라고 놔둔 건데 자주 이 집에서 김밥을 사오며 늘 가져오다보니 습관적으로 그랬나보다.
황급히 돌아가 제자리에 꽂으며 사장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했다.
사장은 어차피 가져가라고 둔거니 안 돌려줬어도 상관없단다.
집에 와 가만 생각해보니 그래도 이 사장이 절도미수로 고소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든다.
다시 가서 이런 이야기를 모두 하자 한숨을 크게 쉬더니 주방으로 갑자기 들어간다.
잠시 뒤 나무젓가락 한 뭉치가 담긴 봉지를 들고 나오더니 가져가란다.
이 정도로 많이 훔쳐가도 고소할 생각 전혀 없는데 단골인 내가 착각 탓에 1개 들고 간걸로 고소하겠느냐며 나를 정말 불쌍하게 본다.
손님들이 대단히 많았는데 이들도 나를 한정치산자 보듯 했다.
결벽증이 극에 달하면 이런 취급당하는 세상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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