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동네 뒷산에는 #이무기 바위가 있다.
툭 튀어나온 모양이 이무기의 대가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렇게 불리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다들 알다시피 용이 되기 직전에 실패한 상상 속의 동물이 이무기이다.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나 나는 좋게도 본다.
세상을 바꾸는 주역은 이무기들이기 때문이다.
용이 된 자는 기존 시스템에 거의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자신이 최고가 되었는데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더 공고히 하면 했지 왜 바꾸려 하겠는가?
반면 이무기에 그친 자들은 본인이든 환경이든 그 이유와 상관없이 판을 뒤집어 보려 한다.
새로운 세상이 열려 다시금 용이 될 기회가 주어지길 갈망하며.
과거 데스크톱 시장에서 스티브 잡스는 빌 게이츠와 ibm에게 완전히 밀렸었다.
출판이나 음악 같은 극소수 업종이 아닌 한, 호환성과 가격 측면에서 맥은 힘을 거의 못 썼다.
애플에서조차 밀려난 잡스는 절치부심을 하더니 아이폰을 이용해 완전히 판을 깨부숴 버린다.
책상에 앉아서가 아니라 들고 다니며 쓰는 컴퓨터란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짠 것이다.
이 새 판에선 잡스가 용이 되고 빌 게이츠는 이무기로 밀려났다.
각종 혁명을 주도한 자들도 서자 등 기존 세상에선 유리 천장에 막혀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페이스북의 글들을 봐도 용이 된 자들은 자화자찬이나 기득권 옹호가 주 主인 반면 이무기라 불릴 수 있는 자들의 글이 훨씬 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무기의 피눈물에 이런 식으로라도 보상해 주는 하늘을 보면 세상은 공정하다고 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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