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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토나올 정도로 저열한 고려대의 큰 착각

by 강명주 노무사 2023. 7. 13.

요 근래 #고려대에 아주 많은 액수의 기부금이 쇄도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고려대는 곧 도래하는 120주년을 위한 각종 사업에 이 돈을 사용하겠다며 한껏 고무된 모양이다.

하지만 관련 기사 댓글들을 보면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학에 기부금 줘봐야 교수 등의 쌈짓돈으로 낭비된다느니, 허구 많은 대학 중에 왜 하필 고려대냐느니 같은 댓글이 줄을 있는다.

이걸 사회불만세력 내지는 고려대에 안 좋은 감정 가진 자의 단순 배설에 불과하다고 보고 무시만 해도 될까?

까놓고 말해 보자.

근자에 고대 관련 좋은 보도가 있었나?

내 기억엔 별로 없다.

반면 안 좋은 건 무지 많았다.

  • 조민 입학 취소 관련해 눈치 엄청 보던 학교의 자세
  • 룸싸롱에서 법인 카드 사용할 정도로 부도덕한 교수들
  • 각종 성범죄에 연루된 고대 교수와 학생들
  • 교육부 감사에서도 밝혀진 각종 학내 비리
  • 인촌 김성수의 친일파 판정에 대해 모른 척하는 고대 내 분위기
  • 그 유명한 고대 의대생들의 집단 성범죄와 이에 대해서도 미적거리던 학교의 태도

이런 이슈들이 활성화된 인터넷 덕에 낱낱이 보도되며 고려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내가 이를 거론하며 개탄하자 나처럼 고대 나온 어떤 졸업생이 그랬다.

타대도 마찬가지라고.

근데 이런 일들이 모두 발생한 대학이 과연 흔한가?

내 기억엔 전혀 없는데.

나 역시 고대를 나왔고 팔은 안으로 굽는지 기본적 애교심은 있기에, 주변 사람 자식들 진학 이야기가 나오면 저절로 고대를 홍보하곤 했다.

조선인이 세운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조국 근대화를 위한 민초들의 열망이 오롯이 녹아든 유일한 대학이라며 침이 마를 새도 없이 자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술한 사항들을 이야기하며 의문을 표하는 의견에 적지 않게 부딪쳤고 그때면 내 잘못은 아니지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픈 수치심을 느끼기에 요즘은 고대 진학 이야기 안 한다.

세상은 지금 고대를 이렇게 보고 있고 그래서 고대 기부금 관련 기사에 악플이 많은 것인데 불행히도 고대 관계자들은 이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무시하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하도 답답해서 고대 총장 비서실에 항의 내지는 건의성 전화도 했었지만 모 여직원의 왜 이런 전화하느냐는 짜증 섞인 반응과 오히려 화를 내는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지금 고대의 문제가 과연 모조리 돈 때문일까?

연구도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세상이기에 돈만 있으면 각종 언론사가 발표하는 학교랭킹에선 당장 순위가 급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전술한 사건들 탓에 나빠진 사회인식도 그럴까?

누구나 쉽게 추측하겠지만 이들 사건은 돈이 없어서 발생한 게 절대 아니다.

강한 폭력적 성향을 보였던 사람이 과연 미래에는 바뀔 수 있는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런다.

진정한 반성과 참회의 눈물을 보이고 계속 스스로를 단속하는 태도가 있어야 그나마 개선될 거라고.

전술한 사건들에 대한 공식적 사과와 뼈저린 반성의 모습은 거의 안 보이고 전술한 대로 나 같은 고대 졸업생의 항의 전화에도 오히려 화를 내는 고려대의 마인드를 보면 이들 행위가 다시는 반복 안 될 것인지 솔직히 장담 못 하겠다.

특히 120주년을 위한 사업의 세부내용 중에 왜 인촌 김성수의 친일행적에 대한 고대의 반성 같은 건 안 들어있는지 고대 졸업생의 하나로서 참 유감이다.

여기 지금 쓰는 내용을 나는 여러 고대 관련 모임에서 말해 보았으나 늘 싸늘한 반응만 돌아오곤 했다.

이런 문제 제기 자체를 마치 소설 <해리포터> 속 볼드모트 언급처럼 무조건 쉬쉬하며 막으려는 분위기만 느꼈기에 여기에라도 쓰는 거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중시하지 않는 현재의 고대가 나는 무진장 부끄럽고 저열하게만 느껴진다.

왜 고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과 달리 확연히 안 좋아졌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기부금이 들어와도 고대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아니, 그래야 한다.

이게 정의니까.

참고로 고려대는 학교의 기본 정신으로 '자유', '정의', '진리'를 자랑한다. 요즘 학교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중 특히 '정의' 관련해선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지만.

ps1: 이 글은 고려대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일체의 목적 없이, 오히려 진정한 반성을 통해 고려대가 제대로 굴러가길 바라는 졸업생의 학교사랑의 일환으로 작성하였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ps2: 과거 고려대는 돈보다는 무엇이 옳은지를 중시했고 나서야 할 땐 눈치 안 보고 행동했다. 그래서 군사정부의 탄압을 받는 등 많은 손해도 보았지만 사회적 인식은 지금보다는 괜찮았다고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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