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명문대) 출신은 다들 잘 살까?
아까 아주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대학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포항에서 생산직 일을 하는데 노동법적으로 문제가 너무 많은 직장 같다며 관련 문의를 해온 것이다.
다 늙어서 생산직에 종사한다는 사실부터 솔직히 놀라웠고 대학시절 꽤나 스마트한 친구였기에 더 했다.
민망해 할듯하여 왜 거기까지 흘러갔는지는 묻지 않았다.
다만, 상담을 다 마치자 종종 이렇게 문의해도 되겠냐며 대단히 미안해하는 게 매우 안쓰러웠다.
고려대의 한 해 입학인원은 대략 4천 명 가량이다(연대, 서울대도 비슷하며 여기서부터의 논의는 이들 대학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것이다).
이중 요즘 가장 인기라는 로스쿨에 대략 400여명 정도가 간다고 기사에서 봤다.
대한민국 대학 중 고려대 학생들이 로스쿨에 가장 많이 간단다.
여담이지만 풍수지리적으로 고려대가 자리 잡은 안암동은 권력욕이 강한가 보다.
그리고 행정고시나 입법고시, 임용고시, 회계사(이 시험 역시 고려대가 아주 오래전부터 전국 1등이란다), 변리사, 노무사 등등의 각종 시험 합격자, 7급이나 9급 공무원 되는 학생들을 로스쿨 진학생들과 다 합치면 대충 1000명이라 추정할 수 있다.
이제 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고려대는 남자답고 술 잘 마시며 조직적응력 쎄다고 하여 취업도 잘 되던데 이들 중 임원이 되는 등 끝까지 살아남는 자들은 내 생각이지만 맥스 300명 정도다.
각종 기사를 참조하니 서울대 다음으로 고대가 임원이 많이 되는 듯하고 노무사로 일하며 실제로 체감한 것까지 고려하니 이렇다.
이제 남은 건 교수,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으로 이들 업에서 자리잡는 고대 출신은 한 해에 많아야 200명가량 일듯하다.
한편 부모 잘 만나 무위도식하면서도 잘 사는 자들도 있을 수 있고 이들은 맥스 100이라 잡자.
이러면 총 1600명 정도가 그나마 나이 들고도 제대로 사회 생활한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2400명은 그럼 뭘 할까?
편의점 알바, 버스나 택시기사, 대리기사, 노가다, 전술한 내 친구 같은 생산직 노동자가 이들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종이다.
앞에서 계산한 그나마 잘 나가는 자들 숫자는 다시 말하지만 맥스다.
내 개인적으로 1300정도 같지만 그냥 이렇게 잡아봤다.
여튼 최소 2400은 천시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다시 말하지만 이는 서울대나 연대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이들 대학이라고 하여 확연히 더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가 많지 않고 있다 해도 고대와의 격차가 현저하진 않을 것이다.
9급 공무원 되고 기뻐하는 명문대생을 조롱하는 인터넷 댓글들이 많다.
그런데 전술한 현실을 알고 나서도 이런 조롱이 과연 나올까?
내가 보기엔 이 9급 합격자는 노가다나 하다 결국은 조용히 사라질 다수의 입학동기들에 비하면 진짜 성공한 셈인데....
요즘 인터넷상에 눈만 높은 자들이 하도 많기에 끼적여 봤다.
모두가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 되는 세상이 아니거늘 이들 직업 아니면 다들 실패자로 여기는 미친놈들이 내 눈에만 이토록 흔해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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