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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군상,인간관계,대화법

지인 아들의 범죄를 까발린 나는 죽일 놈인가?

by 강명주 노무사 2020. 12. 30.

작년에 모 뷔페에서의 일이다.​

국내 최고라던데 지인 가족과 함께 갔다.​

기분 좋게 떠들며 음식을 먹고 있는데 이 지인의 어린 아들이 초면으로 보이는 여자애 치마를 들치곤 했다.​

여자애는 부끄러웠는지 그러지 말라고 조용히 말만 하던데 만만히 보고 계속 그랬다.​

이를 지인도 보았는데 놀랍게도 전혀 제지하지 않는다.​

얼마 뒤, 여자애가 자신의 부모에게 말을 하자 당장 큰 소란이 발생한다.​

이 아들에게 마구 뭐라 하던데 지인과 그 아내는 오히려 아들을 감싸고돌며 애들 장난 가지고 오버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 ​ ​

심지어 나를 갑자기 끌어들이며 별거 아니었다는 증언을 요청해 왔다.​

이 지인은 나에게 아주 잘해준 사람이다.​

일도 많이 소개해줬고 힘들 때 돈도 빌려줬다.​

하지만 지랄 맞은 내 성격 탓인지 본걸 그대로 말했다.​

여자애가 아주 싫어하는데도 무지 심하게 굴었다고.​

이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애 부모는 바로 경찰을 불렀고 경찰에게도 같은 말을 내가 하자 아들과 이 지인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갔다.​

지인은 경찰차에 타면서도 죽일 듯 나를 째려보는 걸 잊지 않았다.​

그 뒤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모른다.​

다만 몇 달 뒤 새벽에, 당신이 그렇게 배은망덕한 인간일 줄 몰랐다는 만취한 지인의 전화가 한 통 왔을 뿐이다.​

이런 나의 행태를 반사회적이라 비난하는 자들이 많다.​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한 마디만 했다면 지인이 나에게 더 잘해줬을 텐데 왜 굳이 은인을 원수로 탈바꿈시키느냐며 사회적 부족의 전형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자애의 분노는 어찌해야 하나?​

나의 거짓된 증언으로 혼자만 바보가 될 소지가 큰데 이 아이의 당혹감과 불쾌함은 그냥 무시해도 되나?​

친분이 있으면 무조건 감싸주라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원칙임을 너무 잘 안다.​

말로는 진영논리 혐오한다는 최고의 지력과 학력 소유자들, 심지어 법으로 먹고 산다는 자들마저 자신들과 코드가 맞으면 무작정 감싸고도는 현실에서 나처럼 미천한 자가 이런 행동하는 건 그저 한심하게만 보일 것이다. ​ ​

그래도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에 맞추지 못하겠는데 대한민국을 떠나야 하나?​

나에 대해 이 지인이 무진장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말을 지금도 다른 사람들 통해 듣곤 하는데 가끔은 광화문 광장 가서 지나가는 사람 100명에게 묻고 싶다.​

과연 내가 잘못한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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