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모 뷔페에서의 일이다.
국내 최고라던데 지인 가족과 함께 갔다.
기분 좋게 떠들며 음식을 먹고 있는데 이 지인의 어린 아들이 초면으로 보이는 여자애 치마를 들치곤 했다.
여자애는 부끄러웠는지 그러지 말라고 조용히 말만 하던데 만만히 보고 계속 그랬다.
이를 지인도 보았는데 놀랍게도 전혀 제지하지 않는다.
얼마 뒤, 여자애가 자신의 부모에게 말을 하자 당장 큰 소란이 발생한다.
이 아들에게 마구 뭐라 하던데 지인과 그 아내는 오히려 아들을 감싸고돌며 애들 장난 가지고 오버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
심지어 나를 갑자기 끌어들이며 별거 아니었다는 증언을 요청해 왔다.
이 지인은 나에게 아주 잘해준 사람이다.
일도 많이 소개해줬고 힘들 때 돈도 빌려줬다.
하지만 지랄 맞은 내 성격 탓인지 본걸 그대로 말했다.
여자애가 아주 싫어하는데도 무지 심하게 굴었다고.
이 말이 끝나자마자 여자애 부모는 바로 경찰을 불렀고 경찰에게도 같은 말을 내가 하자 아들과 이 지인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갔다.
지인은 경찰차에 타면서도 죽일 듯 나를 째려보는 걸 잊지 않았다.
그 뒤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모른다.
다만 몇 달 뒤 새벽에, 당신이 그렇게 배은망덕한 인간일 줄 몰랐다는 만취한 지인의 전화가 한 통 왔을 뿐이다.
이런 나의 행태를 반사회적이라 비난하는 자들이 많다.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한 마디만 했다면 지인이 나에게 더 잘해줬을 텐데 왜 굳이 은인을 원수로 탈바꿈시키느냐며 사회적 부족의 전형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자애의 분노는 어찌해야 하나?
나의 거짓된 증언으로 혼자만 바보가 될 소지가 큰데 이 아이의 당혹감과 불쾌함은 그냥 무시해도 되나?
친분이 있으면 무조건 감싸주라는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원칙임을 너무 잘 안다.
말로는 진영논리 혐오한다는 최고의 지력과 학력 소유자들, 심지어 법으로 먹고 산다는 자들마저 자신들과 코드가 맞으면 무작정 감싸고도는 현실에서 나처럼 미천한 자가 이런 행동하는 건 그저 한심하게만 보일 것이다.
그래도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에 맞추지 못하겠는데 대한민국을 떠나야 하나?
나에 대해 이 지인이 무진장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말을 지금도 다른 사람들 통해 듣곤 하는데 가끔은 광화문 광장 가서 지나가는 사람 100명에게 묻고 싶다.
과연 내가 잘못한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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