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영업,동업,대기업,사용자

젊어서 너무 쉽게 돈 벌면 발생하는 일

by 강명주 노무사 2023. 1. 30.

“노무사님, 사직하면 해고예고수당 못 받나요?”

“사직은 해고랑 엄연히 다르니 당연하죠. 근데 누가 사직해요?”

“제가요. 다음 달까지만 다니려고요”

“작년에 입사하고 무지 좋아했잖아요? 너무 나이 많아서 취업 못할 줄 알았다면서요. 사장님도 준구(가명) 씨에 대해 만족하는 눈치던데 무슨 문제 있어요?”

“월급쟁이 못해먹겠어요. 이 돈 받고 이러는 게 너무 답답해요”

“다들 그러고 사는데.... 딱히 할 일은 있어요?”

“2~3달 쉬며 사업구상이나 다시 해볼 겁니다”

#전문직 사이엔 이런 말이 있다.

개업하자마자 우연히 큰 사건 맡아서 버는 떼돈이 대부분의 경우 독毒으로만 작용한다고,

전문직이라 해서 늘 큰 사건만 맡는 건 아니다.

지지하고 소소한 사건 혹은 아주 낮은 금액의 자문비만 받고 해주는 일들이 비율 면에선 전체 업무 중 가장 높다.

그럼에도 개업 초기에 큰 사건으로 큰돈에 맞들이면 그 후론 소소한 자문 등은 짜증난다며 멀리하게 되고 이러다간 목구멍에 거미줄 치기 딱 좋다.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적문직도 이런데 여타 직종이라고 다를까.

전술한 대화는 33살의 모 회사 직원과 나눈 것이다.

이 직원은 20대 시절 커피숍을 친구와 같이 운영하다 대박이 나서 큰돈을 벌었다.

그리곤 자신은 사업가 체질이라며 취업은 아예 생각도 안 했는데 주위에 전문 커피숍이 많이 생기며 1년 만에 매상이 바닥을 친다.

그래도 모은 돈이 많은 상태에서 적당히 빠져나왔고 이 돈을 모조리 코인과 부동산에 투자한다.

당시엔 코인과 부동산이 상한가였단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이젠 모두 급락을 했고 처갓집에서 빌려 투자한 돈이라도 메꿔야 한다며 작년 가을 두 눈 질끈 감고 취업을 시도했다.

33이란 나이가 부담스러운지 대다수 회사에선 서류전향도 통과 못했지만 지금 회사에선 사장이 뭘 좋게 보았는지 몰라도 뽑아주었는데, 전술한 대화에 나오듯 또 사업하겠다면 뛰쳐나온단다.

이 직원이 20대에 커피숍에서 거둔 큰 성공 역시 독으로만 작용한 게 아닐까.

정말 독특하고 창의적이라 지속가능하다면 몰라도 단지 틈새시장에서 운이 좋아 잠시 거둔석세스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해도 될까?

난 쫄보인지 몰라도 젊어서 거둔 성공이 늘 좋게만은 안 보이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