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노무사, 질이 좀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때?”
지난주에 출소한 친구가 찾아왔기에 반갑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요즘 교도소는 어떤지 열심히 떠들던데 이를 지나가던 지인이 봤나보다.
전술한 톡을 이 지인이 좀 전에 보냈는데 날 생각해주는 마음은 고맙다.
하지만 이 사람 견해대로 ‘질이 좋은‘ 사람들을 가까이하면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언젠가는 꼭 벽이 느껴진다.
질이 좋다는 말의 의미는 여러 가지겠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제도권 교육을 충실히 받은 상태에서 사회가 선호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자를 통상은 지칭하는 듯하다.
이렇게 본다면 재소자, 전과자, 정신병자. 알콜중독자, 고아, 신용불량자, 도박중독자 등 내가 주로 애정을 주고받는 상대들은 기피의 대상일 뿐 가까이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느껴지는 정이 ‘질 좋은‘ 사람들에게선 안 느껴진다.
날 좋게 보고 여러 모로 도와준 전문직 종사자가 있었다.
나도 절대 날로 먹지 않고 금전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우리 집의 더러운 꼴을 이 사람에게 오픈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쳤는데 영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다.
자신이 살아온 삶과 너무 달라서인지 공자왈맹자왈만 하더니 결국 나를 거의 쓰레기 취급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런 경험을 ‘질이 좋은’ 사람들에게서 아주 많이 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대다수도 당연히 살았을 거라는 착각을 지능이 높은 자도 수두룩이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전혀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일일이 설명하면 이해해주는 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과정이 주는 모멸감과 자괴감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내가 강간을 했어도 끝까지 쉴드 쳐주겠다던 ‘질이 좋은’ 사람이 쓰레기 가족으로부터 날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내 행동을 듣더니 바로 연을 끊은 적이 있다.
전후사정을 설명했지만 이 사람은 자신의 기존 관념이 무너지는 예외를 절대 용납하고 싶지 않았나보다.
‘질이 낮은’ 자들은 나를 이래저래 귀찮게만 할 소지가 크지만 인간적 소통은 느끼게 해준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해서인지 최소한 벽에 대고 이야기한다는 기분은 안 든다.
난 영원히 ‘질이 좋은’ 자들과는 가까이 못할 것이다.
이게 내 숙명이겠지만 무협지에 나오는 사파邪派도 정파正派와 늘 평행선일수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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