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저, 최대표입니다"
"아~~ 최대표님"
"이 무더위에 별 일 없으시죠?"
"네, 그럼요"
"다름이 아니라 자문계약 갱신 건으로 연락드렸어요"
"네. 얼마든지 대표님 편한 쪽으로 결정하세요"
"아시다시피 저희 사정이 요즘 안 좋잖아요?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다 얼마 전 직원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어요. 거의 다가 노무사님의 도움 받을 일이 많을 것 같으니 갱신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는 걸 알려드립니다"
"아이고, 너무 감사합니다"
"노무사님은 항상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회사 방문하시고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도 늘 존댓말 써주시며 지난 번 회식에서 남자직원들이 술김에 음담패설 할 때도 바로 옆에 계시면서도 점잖게 아무 말 없이 동참 안 하신 게 참 인상적이었다고 직원들이 이야기 하더군요"
"좋게 봐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까 자문사 사장과의 통화.
#양복과 넥타이는 워낙 내 외모가 별로라 여차하면 노숙자 취급받기에 어쩔 수 없이 업무상으로만 입고 다닌다. 실제로 여의도 kbs 본관 갔다가 노숙자 오해받고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
존댓말은 반말 듣는 걸 생리적으로 싫어하기에 나도 모르게 학생들에게도 이런다. 예전 여친에게도 이를 고수했는데 너무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했고 결국 이 탓에 헤어졌다.
회식에서 야한 이야기에 동참 안 한 건 누군가가 시킨 차돌배기가 바로 나올 것 같기에 이를 한 점이라도 더 먹을 준비하느라 그랬다.
가뜩이나 여직원이 많은 이 회사 특성상, 내가 여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 계약 갱신 절대 안 했겠지?
이 전화 직전에도 야동 보고 있었는데....
절친 말처럼 나같은 위선자도 정말 찾아보기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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