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한때는 열등감이 매우 심했다. 이젠 다소 벗어난듯한데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노력
뭐라도 해서 성취감을 느끼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흔한 말은 진실이다. 별거 아니지만 자다가도 내 업무에서 의문이 생기면 바로 그 해답을 찾아보는 생활을 10년 가까이하다 보니 어지간한 건 습득이 되었고 누구랑 대화를 해도 편하다. 이러다 보니 스스로가 과거처럼 밉지만은 않다. 자신감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자신을 대할 때 홀가분하다.
2. 체험
나보다 잘나가거나 높은 대우를 받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도 엄청 심했다. 같은 인간인데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내가 정말 싫었다. 하지만 극소수 금수저를 제외한 이들 대다수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이 위치에 올라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들만큼의 노력은 안 하면서 같은 대우를 바란다면 도둑놈이나 진배없다. 한없이 게으른 천성에 비춰보면 난 지금, 노력에 비해 과분한 대우를 받고 있다.
3. 시야
모 농구선수와 조금 친분이 있다. 지금은 은퇴하고 토스트 가게를 하는데 인생이 불운하다. 고딩시절까지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망주였는데 대학 선택을 잘못했다. 동료 중에 우수선수가 너무 많았고 당시 감독의 스타일과도 안 맞았다. 이러다 보니 4년을 허송세월했고 겨우 프로에 오긴 했는데 바로 2군으로 밀려나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 선수라면 억울해서라도 못 살 것 같은데 결혼하고 애 낳고 토스트 구우면서 그럭저럭 산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당시 감독이 원수처럼 미울 만도 한데 그 감독의 환갑잔치에 찾아가 인사도 드리고 동기들과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삶은 나에게만 모진 것은 아니다. 나 말고도 인생의 가혹함, 부당함을 겪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시야가 이렇게 넓어지니 스스로가 덜 혐오스러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열등감을 덜 느끼게 되니 일단 여유가 생겼다. 설사 뜻하는 방향으로 일이 성사가 안 돼도 기본적인 자존감은 있기에 스스로를 과거처럼 학대하지 않는다.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해도 과민반응하지 않으며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변화를 주위에서도 감지했는지 나를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 늘었고 초면인 사람과도 훨씬 더 부드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공격적이던 과거보다 오히려 요즘에 내 뜻이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
그렇다고 열등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때로는 죽을 각오로 노력을 하고 가끔은 훌훌 털고 다 잊으면서 어쨌든 쉬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는 데 인생의 의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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