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라식(시력교정술)이 들어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초고도 근시로 두꺼운 안경을 쓰던 나는 그 옛날 초창기에 신문을 통해 라식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가 설명을 하긴 하는데 어려워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냥 눈이 좋아져서 안경이 필요 없어진다는 말만 귀에 들어왔고 무작정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려는 순간, 의사가 쓰고 있던 안경이 갑자기 신경에 거슬린다.
왜 선생님은 그토록 좋은 수술을 안 받으시냐고 당돌하게 물었고 의사는 꽤나 당황하여 자신은 안경도 괜찮다는 등 동문서답을 했다.
이로 인해 신뢰도가 급감했고 나는 수술을 포기한다.
강산이 변할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혹시나 하고 다시금 알아보니 나 같은 눈은 절대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안 된단다.
각막 두께가 너무 얇기에 이 눈에 칼을 대는 건 요즘 병원에선 떼돈을 줘도 거절한단다.
시력교정술 초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수술을 받았다가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굉장한 후유증에 시달린 상당수 희생자들 덕에 이런 지식이 얻어졌을 거라는 설이 있다.
나에게 수술을 해주려던 의사도 이런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얼마 전, 망막에 이상에 생겨 간단한 시술을 받았다.
이 시술 후 안 건데 고도근시는 망막도 얇기에 라식은 꽤나 위험하단다.
이론상 라섹이나 스마일 라식은 가능하다지만 망막 얇은 자에겐 시력교정술은 그다지 안 좋다는 입장도 있는 듯하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시력 교정술 뒤 망막 이상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내가 만약 그 옛날 시력교정술을 받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제법 관리해왔음에도 망막에 이상이 생긴 걸 생각하면 당시 수술 안 받은 건 나에게 정말 복이라 생각된다.
시력교정술에 대해 지금은 보편화된 지식들이 교정술 초기엔 표본의 부족 탓에 아는 자가 거의 없었다는 설 또한 있단다.
이런 지식 없이 교정술 초창기에 사탕발림에 넘어가 수술 받았다가 후유증에 시달리는 자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여전히 땅을 치고 후회할 정도의 번민에 시달릴까?
아니면 이젠 그래도 적응하여 일상생활을 하고 있을까?
이들에게 의학의 발전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라고 한다면 미친 놈 소리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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