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요약: 눈 나쁜 자들이여~~~ 제발 산동검사 자주 받자
난 초고도 근시지만 그래도 눈에 별다른 이상은 없기에 신경 안 쓰고 살았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기존에도 약간은 있던 비문증(눈 바로 앞에 모기 같은 게 떠다니는 현상. 유리체가 탁해져서 생긴단다)이 심해지기에 동네 안과에 갔고 처음으로 산동검사란 걸 받았다.
눈에 특수 안약을 넣어 동공을 키운 뒤, 망막 등 눈 전체를 샅샅이 훑는 검사인데 1만원 내외라 가격도 싸다.
이 검사를 하면 망막열공(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것), 망막박리(망막이 떨어져 내리는 것) 등 눈에 치명적인 질환을 바로 알아낼 수 있는데 나같이 눈 나쁜 자들은 이들 질환 발생률이 꽤 높단다.
당시 검사에선 이상이 없었지만 전적으로 내 의지만으로 그 후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왔다.
지난주에 이 검사를 또 받았는데 망막 주변부에 작은 구멍이 있다며 레이저 시술을 권한다.
다만, 이 병원에는 기기가 없기에 추천하는 다른 병원에 가서 바로 시술을 받았다.
레이저 시술은 구멍 주변을 레이져로 쏴서 망막을 뒤의 또 다른 막에 붙여버리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그냥 놔두면 이 구멍을 통해 물이 들어가 망막이 박리될 소지가 크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
구멍이 작고 주변부라서 단 5분 만에 시술이 끝났고 지금 내 눈은 과거와 동일한 상태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열공을 뒤늦게 발견하여 결국 박리로 이어진 사람들이 아주 많다.
박리는 동네 병원에선 거의 치료를 못하고 대학병원에서 전신마취하고 어려운 수술을 받아야 하며 회복기간도 길고 무엇보다 시력이 회복되지 못할 소지도 크다.
일부 환자는 열공을 발견하고도 설마라는 생각에 잠시 방치했다가 그 짧은 동안에 박리로 이어져서 엄청 고생을 하기도 했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9백 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텐데 의외로 망막질환을 제때 치료 못했다가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기에 이 글을 쓴다.
전술한 산동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게 이 망막질환을 막는 지름길이니 눈이 나쁘다면 별 이상 없어도 자주 받으라고 강력히 권유하고 싶다.
그런데 만약 없던 비문증이 생기거나 기존보다 늘어나거나 광시증(눈앞이 번쩍거리는 현상)이 생기거나 눈의 시야가 갑자기 좁아지면 이때는 박리의 직전 단계일 소지가 크니 바로 병원에 달려가야 한다.
혹자는 산동검사 자체가 눈에 안 좋다고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산동검사로 인한 부작용보다 이를 안 받아서 생길 위험이 극도로 크기에 나는 자주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열공이 발견되었다면 꼭 레이저 시술을 받자.
일부는 레이저 시술의 부작용을 겁내서 이를 꺼리지만 이 경우도 만찬가지다.
안 받았을 때의 리스크(망막박리 발생)가 받았을 때의 리스크(비문증이나 광시증의 증가나 발생)를 압도하기에 받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이왕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고 결정했다면 최대한 빨리 받는 걸 추천하고 싶다.
전술한 대로 며칠 사이에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절대 골든 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혹자는 대학병원 교수에게 시술을 받으려고 오래 기다리기도 하나 거기 가도 레이저 시술은 교수가 아닌 밑의 의사들이 많이들 한다는 말이 들리곤 한다.
나는 대학교수 출신의 개인병원 원장에게 시술을 받았고 지금까지는 만족한다.
설명도 충실했고 시술도 노련함이 느껴졌다.
다만, 망막박리 수술은 누가 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양지차이기에 응급이 아니라면 좀 알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그 까다로운 대학병원 응급실이 망막질환은 주말에도 바로 수술을 해준다고 한다.
그만큼 시급을 다투기에 그러나 본데 이런 소중한 눈을 지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주기적인 산동검사라 사료된다.
그럼에도 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고 비싼 건강검진에서도 빠지는 경우가 태반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
이 글이 눈 나쁜 자들의 시력보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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