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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사(전문가),업무관련스킬

침대에 다리를 맞추려는 사람들 (전문가들이 의외로 이런다)

by 강명주 노무사 2020. 11. 13.

그리스 신화에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강도가 나온다. 이 강도는 자신의 집에 나그네가 찾아오면 일단 극진히 대접한 뒤 침대로 안내하고 그 침대보다 다리가 길면 자르고, 짧으면 다리를 강제로 늘림으로써 살해했다. 영웅 테세우스가 같은 방식으로 이 강도를 결국 처벌한다.​

심리학에 일가견이 있다는 지인이 있었다.​

풍부한 임상경험이 있다며 자신에게 모든 걸 말해보라고 했다.​

난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과거부터 괴로웠던 일을 다 말했다.​

열심히 답을 해주는데 좀 아닌듯하다.​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사례라 그런듯하니 다소라도 달리 봐야 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아니라고 단호히 말한다.​

기존 경험이나 이론으로 모두 포섭가능하다며 예외로 여길 필요는 전혀 없단다.​

그러다 결국 너무 터무니없는 답을 하기에 강하게 항의하니 나랑 연을 끊어버렸다. ​ ​ ​

전문가라 자처하는 사람들 중 이런 자들이 종종 있는 듯하다.​

현실에 이론을 맞추지 않고 오히려 이론에 현실을 맞추려는 이들을 보면 전술한 강도가 생각난다.​

진짜 달인은 굳이 이론에 얽매이지 않는다.​

기존 이론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례를 만나면 겸허히 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거나 기존 이론을 수정하려 한다.

전과도 많고 세칭 사회 부적응자인데 나에게는 아주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

정말 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딱 1명 정도는 자신이 처리해주고 혼자 모든 걸 뒤집어 ​ 쓰겠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이상하게 이 말이 나에겐 아주 큰 힘이 된다.​

물론 이런 부탁을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이 세상에 이 정도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대단히 편안해 진다.​

전술한 심리학에 달통했다는 지인과 이 전과자 중 누가 더 나에게 소중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자명하다.​

무엇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지 그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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