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기업에서 해고된 대학친구와의 대화.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음)
"나 이제 뭐 먹고살지?"
"음...... 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
"생각할 시간 없어. 생활비부터 당장 시급해"
"연봉 그렇게 높던데 저축한 거 없어?"
"알잖아!!! 내 마누라 스타일. 버는 족족 다 써야 그 여자는 몸에 병 안 생겨~~"
"애들도 한창 돈 들어갈 나이던데 그동안 미래대비 안 했어?"
"너도 알잖아? 내가 오늘만 사는 놈이란걸. 남자가 너무 걱정 많으면 불알 떼야 해"
"음...................................... 근데 해고 그냥 받아들일 거야?"
"별 수 없잖아?"
"그래도 정당한 해고 사유 아니면 한 번 싸워볼 만해!! 밑져야 본전이잖아~~"
"됐어, 놔둬, 더러워서 내가 나온다"
(이 친구 성격에 그냥 받아들이는 걸 보니 어째 정당한 해고 같다)
"그럼 미래를 생각하자. 협력업체 같은 곳에 자리 알아봤어?"
"그렇게 이직한 동료들 좀 있는데 못 다니겠다더라. 근무조건이 영 아니래"
"제수씨는 여전히 전업주부로만 지내신데?"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내 이야기하니 다음 달부터 동창이 하는 옷 가게 나가서 일한다더라"
"잘 됐네. 그럼 시간 좀 가지고 뭐라도 비전 있는 걸 해봐~~"
"뭐가 좋을까?"
"공무원 어때? 요즘은 그게 좋은 거 같더라"
"9급은 성에 안 차는데 7급은 어렵나?"
"9급도 진짜 어렵다더라. 나도 문제 보았는데 장난 아냐. 그러니 7급은 당연히 더 어렵겠지"
"됐어. 이 나이에 9급이 뭐냐? 쪽팔리게"
"그럼 자격증 시험이나 로스쿨은 어때?"
"그거 대부분 논술이지?"
"대부분이 아니고 모든 시험이 논술일걸"
"난 논술에 약해서 안 돼. 게다가 요즘 경쟁이 너무 세서 개업하기도 어렵다더라"
"맞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객관식이다"
"야~~~ 너 나 무시하냐? 내가 중개사 할 인간으로 밖에 안 보여?"
"미안하다"
(중개사 시험도 요즘은 무지 어려운데....)
"중소기업은 여전히 성에 안 차?"
"아까 말했잖아! 근무조건 안 좋아서 안 가느니만 못하다고"
"그래도 참고 견디는 사람 많아. 나도 노무사 되기 전에 중소기업 다니며 학원비랑 책값 벌었어"
"됐어. 난 환경이 안 좋으면 일 못하는 타입이야"
"그럼 딱히 더 이상 생각나는 게 없는데..........."
"야~~ 그러지 말고 돈 좀 꿔줘라. 너 노무사라 돈 좀 있지?"
"얼마나? 그리고 왜 그러는데?"
"왜긴 왜야, 사업하려고 그러지. 한 5억, 아니 3억이라도 꿔줘. 그거랑 내 퇴직금이란 합쳐서 제대로 사업 한 번 해보자"
"아이템은 뭔데? 괜찮은 거야?"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돈만 있으면 좋은 아이템이 생겨나겠지"
"그러지 말고 괜찮아 보이는 아이템 선정한 후, 일단 그 아이템 다루는 회사에 입사해서 일부터 배워라. 그냥 사업부터 하면 너무 리스크가 클 거야"
"쫀쫀한 자식, 그러니 네가 노무사나 하고 있는 거야. 사내자식이 소심하기는........"
"..........................................."
친구야 미안한데 돈은 못 빌려주겠다. 이제 각자의 길을 가되 원하는 일 모두 이루길 바란다. 다만 네가 왜 해고되었는지 대충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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