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나갔다.
무지 아파서 굽히기도 힘들다.
이게 다 내 추한 성욕 탓이라 마음도 쓰리다.
밤새 일을 하여 다 마친 뒤, 오늘 새벽 공원으로 운동을 나갔다.
해가 막 뜨기 직전의 이곳엔 공교롭게 나랑 어떤 아가씨 둘만 있었다.
내 앞에서 트랙을 달리던 이 여자는 무진장 몸매가 좋았다.
게다가 딱 붙는 레깅스 차림이라 내 시력이 저절로 좋아질 정도였다.
좀 더 가까이 가서 관찰하고자 거리를 좁히는데 이 여자 달리기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근데 참 이상했던 건, 고의인지 우연인지 따라가던 내가 지쳐서 쉬면 이 여자도 쉬고 내가 다시 달리면 이 여자도 또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원래 내 운동량은 400미터 트랙 5바퀴이다.
하지만 오늘은 이 여자에게 가까이 가려다 10바퀴나 돌았다.
날 이상하게 보거나 겁을 냈다면 아예 도망가거나 신고했을 텐데 이 여자는 시종일관 웃으며 나를 농락했다.
꼬리 10개 달린 여우였을까?
여튼 여자는 날 버리고 가버렸고 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출근을 했는데 무릎이 점차 시큰거리더니 지금은 굽히기도 힘들 지경이다.
나이 들고 색에 빠지면 큰 낭패 당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앞으로 한동안 거동이 힘들 걸 생각하니 머리가 무지 아프다.
하지만 그 여자 몸매는 진짜 예술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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