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람은 약한 사람일까? 특히 남자들은 절대 #눈물을 보이면 안 되는 걸까?
우리나라 유일의 배드민턴 여자단식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 선수의 라이벌이었던 인도네시아의 수산티 선수는 독종중의 독종이었다. 번번히 방수현의 발목을 잡으면서 상당기간 세계1위를 고수했던 그녀는 얼굴만 봐도 독한 풍모가 물씬 풍겨 나온다. 순해 보이는 방수현 선수는 일단 외모부터 밀리고 들어가기에 경기도 힘들게 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독한 수산티도 힘든 경기의 전후에는 종종 혼자 방에서 울었다고 한다.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펑펑 운 것인데 결과적으로 수산티는 이 눈물을 내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을 가져다주는 수단으로 상당히 현명하게 사용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내가 아는 모 대기업의 여자팀장도 가끔 혼자 운다고 나에게 털어놓았다. 이 기업은 직급파괴를 전면적으로 시행 중이기에 이 팀에는 팀장보다 연상인 부장이나 차장도 여럿이 있다. 이 팀장의 능력을 살리기 위한 발탁인사제 차원에서 팀장을 맡긴 경우인데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자팀장을 보는 눈길을 곱지만은 않다고 한다. 당연히 남자부장이나 차장 등이 이래저래 태클을 거나본데 이 팀장은 회사에서는 절대 내색을 하지 않는다. 다만, 너무 힘들 때면 혼자 종종 가는 성당 성모상 앞에서 새벽에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남자도 이런 케이스가 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외모의 모 임원이 가끔 외박을 했는데 회사에 특별한 일도 없기에 그 아내가 바람을 의심했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너무 힘들 때, 이를 함부로 외부에 표출하다보면 습관이 되거나 약해질 것 같아서 이 임원은 혼자 호텔방을 잡고 마음껏 울면서 스스로를 다스렸다고 한다.
나도 가끔 운다. 타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독신생활은 이런 점에서는 큰 장점을 지녔다. 울고 나면 그래도 가슴이 좀 풀리는듯하고 후련하다. 가끔은 목청껏 울기도 하는데 정신건강에도 짱인 것 같다.
혼자 있을 때라도 본인의 감정 표현에 충실하라고 단골 신경정신과 원장님이 말씀하셨다. 관 뚜껑 닫히고 나면 울고 싶어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온다. 우는 것도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혼자 있을 때 우는 것조차 자제한다면 나중에 엄청난 내적인 폭발이 있을 수 있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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