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노무사, 안 사장 요즘 골프 안 치나?"
"안 사장? 그 양반 골프라면 사족을 못 쓰잖아"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요즘은 좀 아닌듯해서"
"뭔 일 있어?"
"내가 좀 부탁할 것도 있고 해서 골프채를 선물했는데 반응이 영 아니네"
"아, 맞다. 지난 연말에 망년회 마치고 택시 잡다가 미끄러져서 허리를 무진장 다쳤다던데"
"허리?"
"응. 디스크 수술을 하네 마네 엄청 심각했어"
"그럼 골프는?"
"거동도 힘든 판에 골프가 눈에 들어오겠어?“
나도 #접대 내지는 아부를 한다.
늘 고고한 늑대처럼 지내고 싶지만 자본주의하에서 먹고 사는 건 절대 만만치 않고 결코 혼자만은 살수 없는 시베리아이기에 고맙게 해준 사람이나 부탁할 대상에겐 뭔가를 해준다.
하지만 고가의 선물이나 현찰은 불법의 소지가 있고 내 능력에도 벅차기에 주로 음식을 이용한다.
작년 가을에 모 협회를 공략하는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얼마 전 소고기 불고기 재운 걸 선물했다.
양질의 고기와 재료를 이용해 바로 구워먹기만 하면 되도록 불고기를 만든 후, 락앤락에 넣어서 퇴근시간에 맞춰 사무실까지 가져다 줬다.
하도 깔끔한 사람이라 궁상맞다고 비웃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아내와 애들이 아주 잘 먹었다며 고맙다는 톡을 지난 주말에 보내왔다.
쿠키나 빵을 선물하기도 하는데 의외로 반응들이 괜찮다.
혼자 사는 사람에겐 내 집에 초대하여 거하게 한 상 차려주기도 하며 이 역시도 대다수가 무척이나 반기곤 한다.
전술한 대화는 어제 지인과 나눈 것인데 상대의 현재 상황을 모르고 선물했다가 별다른 소득 없이 골프채만 날린 눈치다.
유흥가에서 헤르페스 전염되어 무진장 열 받은 사람에게 이런 상태에 대한 고려 없이 또 이쁜 호스테스 소개해 준다는 접대하려다 오히려 일이 완전히 틀어진 사람도 안다.
돈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모든 로비스트들은 다들 성공해야 할 테지만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공부는 모든 분야에서 필수 아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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