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회사 직원이 직속상사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좋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도 늘 대단히 호전적으로 전달하기에 말 그대로 미치겠단다.
이 직속상사 밑의 다른 직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소 거칠긴 하지만 때로는 농담도 하는 등 그럭저럭 괜찮단다.
해당 직원이 공포에 사로잡히기까지 했다고 표현한 특정 장소에서 특정 시간대에 나눈 대화가 다행히도 cctv에 남아 있다.
내용은 녹음되지 않았지만 과연 이 상사가 이토록 문제되는 태도를 보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다.
사장 이하 다수의 관계자가 직접 모니터링한 결과,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문제 제기한 직원 말로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와서 호통을 쳤다는데 cctv에는 저 멀리 떨어져서 차분히 말하고 있는 모습만 줄곧 찍혀있다.
이를 알리자 그럴 리 없다며 강하게 부정하던 직원은 직접 자기 눈으로 보고 싶다고 했고 보고난 뒤에도 자신의 기억과는 전혀 다르다는 말만 반복했다.
영화 <메멘토>처럼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조작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자기보호본능이나 어릴 때 트라우마 등이 원인이라던데 나 역시 나도 모르게 가끔 이런다.
지나치게 매너가 없게 전화를 받은 모 회사 관계자에 대해 상당기간 이를 이유로 적의를 품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이 사람은 자리를 피하려던 나에게 매우 살갑게 다가왔다.
어쩔 수 없이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이때는 무진장 부드럽게 느껴졌다.
혹시 과거의 그 전화통화를 내가 오해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녹음된 내용을 다시 들어보니 다소 딱딱하긴 했지만 그토록 오래 적의를 품을 정도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엔 마치 인격모독이라도 받은 양 엄청 안 좋게만 남아있다.
난 언제부터인가 기억을 다소는 의심한다.
실제 녹음이나 녹화와 상당한 차이를 얼마든지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정하고 생활한다.
자유롭게 기억을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에게 독일까 축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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