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사람에게 내가 등을 돌렸다.
다시는 이러지 말리라 맹세를 했건만 질투심 앞에서 나는 좀비처럼 과거의 행동을 반복하고 만다.
본인도 고민이 있다지만 이 사람의 현 상황은 나에겐 그저 꿈처럼 달콤할 뿐이다.
좋은 직장, 안정적인 직위, 사랑스런 아내, 귀여운 아이들.
돈이나 명예는 내 노력이나 능력 부족을 변명 삼으면 되지만 가족은 차원이 다르다.
전과자나 파렴치한도 대다수는 결혼을 하고 애를 얻는다.
학력, 재력이 심히 낮아도 이 욕구는 충족시키는 게 보통이며 사회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기를 써도 이 욕망을 채울 수가 없다.
유전이란 측면에서 내가 가진 단점(구순구개열=언청이)은 그 무엇으로도 상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이 사람과 만나 밥을 먹었다.
간단히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마침 아들도 만나기로 했다며 인사를 시킨다.
대학생이라던 이 청년은 참 의젓하고 듬직했다.
아들이 양복을 산다며 안 바쁘면 같이 가달라기에 겸사겸사 따라갔다.
양복을 파는 백화점 여직원이 그런다.
아버지를 닮아 참 미남이라고.
그러면서 내 얼굴을 뚫어져라 한 번 본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말이고 아무 의미가 없었을지 몰라도 대단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눈빛이었다.
이때 감정이 방아쇠를 당겼다.
절대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수 백 번 다짐했지만 이 사람을 볼 때마다 느낄 질투심이 줄 고통을 생각하니 내가 연을 끊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아까, 새로운 고객들을 소개해준다며 이 사람이 연락을 해왔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빨리 끊었다.
차단을 하게 될 것 같다.
더 없이 옹졸하다는 걸 알지만 이래야 나도 살 수 있다.
이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다보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나도 두렵다.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치명적 단점을 극복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그냥 나는 이 사안에 있어 흔하디흔한 패배자에 불과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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