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서든 실질에서든 분위기에서든 절대 지고는 못 살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잘못한 경우에는 반드시 인정하는 성격이기에 상대의 잘못이 명확한 경우에만 문제를 제기했다. 그렇기에 말싸움이라도 일단 밀렸다고 생각하면 분해서 잠이 안 오곤 했다.
그러던 내가 조금 변한듯하다. 누군가가 대단한 피해를 입거나 엄청나게 도덕이나 정의에 어긋나지 않는 한, 적당히 져주기도 한다. 마음먹고 싸우면 무엇으로든 이길 자신이 충분하지만 그냥 져준다.
나이가 드니 귀찮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내 인생사에 #싸움을 많이 했다는 경력을 남기고 싶지 않고 선하고 유한 인상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잘잘못을 떠나서 자주 싸웠다는 사실 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걸핏하면 싸우는 사람은 피곤해서 피하게 된다.
성형 수술을 받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얼굴이지만 최소한 부드럽고 푸근한 인상은 주고 싶다. 나이도 많은데 너무 날카로운 얼굴은 나도 싫다.
ufc도 아니니 너무 승리에 집착하지 않을 때 오히려 삶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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