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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기타글)

나는 왜 이리 사기를 잘 칠까?

by 강명주 노무사 2021. 5. 31.

"강 노무사, 딸이야. 강 노무사가 그 장난감 줄 때부터 감이 좋았는데 그 덕 같아"​
"예쁜 공주님 낳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부러 골랐는데...."​
"정말 고마워~~~"​

이미 아들만 둘이기에 딸을 원하는데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며 병원에서 태아 성별 확인을 안 했다는 이야기를 지인이 작년 말 술자리에서 했다.​

이때 가만 생각하니 나중에 돌잔치나 백일잔치에 부를 게 뻔한데 나에게 잘해준게 많아서 빈손으로 가긴 영 그럴 것 같았다.​

이럴땐 선빵이 최고다.​

미리 저렴한 선물을 해두면 그때 가서 맨입으로 대처해도 그닥 흉이 아니다.​

애를 키워본 적도 없기에 뭐가 필요한지 하나도 모르는데 재래시장에 장보러 가니 보따리 장사가 와서 장난감을 판다.​

가장 싼 게 뭐냐고 묻자 인형을 하나 꺼낸다.​

당근 중국산인데 나름 관절도 세세히 구부릴 수 있고 여러 벌인 옷도 갈아 입힐 수 있다.​

2만원 달라는 걸 3천원 깍아서 샀다.​

이걸 준게 지난 2월인데 오늘 오전에 딸을 출산했다는 전화가 와서 전술한 대화를 나눴다.​

난 아들인지 딸인지 전혀 신경 안 쓰고 제일 싼 거만 샀을 뿐인데....​

왜 이리 나는 사기를 잘 칠까?​

정말 작정하고 이 길로 안 나선 걸 신에게 감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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