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든 면에서 날 압도했다.
학력, 직업, 집안, 재력, 외모, 성격 등 뭐 하나도 내가 견줄만한 건 없었다.
누군가의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이유는 모르지만 날 좋게 봤고 업무 등에서도 꽤나 도움을 주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이런 사람을 만나는 건 대단한 행운이다.
고마운 마음에 접대를 나도 하다가 그 가족들을 만났다.
가족들도 다들 잘나가며 화목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나는 성격 더러운 독거노인에 불과한데 왜 너는 모든 걸 가졌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아무리 억눌러도 자꾸 고개를 쳐든다.
어린 시절 친했던 친구의 집을 나중에 어른이 되어 도둑질했다던 어떤 일용직이 떠오른다.
노가다 다니던 시절 알게 된 이 사람은 부모가 없다시피 한 자신에게 엄청 신경을 써준 친구집이었지만 왜 너희만 다 가졌냐는 질투심에 이렇게 했단다.
이 이야기를 듣던 젊은 시절에는 배은망덕하다면 욕만 했지만 전술한 지인을 만나고 나니 조금은 이해도 간다.
반미감정의 상당 부분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와는 별개로 그들의 우월함에 대한 배 아픔에 기인한다는 논문을 본 적이 있다.
나조차 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니 가장 무서운 짐승은 인간이란 말을 진짜 부인하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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