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쎄 그 애가 밥을 하랬더니 졸다가 다 태워먹었지 뭐예요. 그래서 부지깽이로 좀 때렸더니 그날 밤 바로 집을 나가버리더군요. 그 뒤론 얼굴도 못 봤어요"
“미성년자 아니었나요?”
“맞는데 그건 왜 묻죠?”
“미성년자에게 함부로 일시키다 때리고, 나가버렸다고 찾지도 않는 게 과연 옳은 행동일까요?”
“강 노무사, 당신 왜 그래? 당시엔 다들 그랬어!!!”
6~70년대에는 식모라는 직업이 있었다.
가사도우미인데 주로 부잣집에서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거의 무상에 가깝게 사용하는 게 당시 관행이었다.
지금도 다소 그렇지만 당시엔 더더욱 인권의식이 낮았고 가사도우미는 노동법의 적용을 안 받기에 이들은 거의 노비 비슷했다고 봐도 된다.
주인집에서 나가라고 하면 바로 나가야 하기에 노예처럼 시키는 일을 다 해야 했고 심지어 성폭행 등 각종 폭행에 노출되어 신고를 해도 경찰조차 신경 안 써주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전술한 대화는 며칠 전 어떤 모임에서 나랑 모 사장간에 발생한 것이다.
이 사장은 대단히 고령인데 최고 학력에 유학도 다녀온 자이다.
이런 사람이 데리고 있던 미성년자를 때린 일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아무리 행위시법 주의라고는 해도 지금까지도 이를 당연시 하는 게 더없이 꼴 보기 싫어서 그랬나보다.
나를 제외한 전부가 당시엔 그게 정상이었다며 나를 공격했다.
그때는 그랬을지라도 지금은 조금의 미안한 감정이라도 갖는 게 정상이라 보는 내 판단은 완전히 틀린 걸까?
월급쟁이 사장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리는 차원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컨설팅이 있다.
대충 형식만 맞추면 되기에 꽁돈 버는 아주 좋은 기회다.
이 모임의 다수 멤버도 이런 컨설팅을 고려중인 월급쟁이 사장이라며 이들에게 나를 소개해 주겠다고 누가 나오라기에 나간 자리다.
전술한 대화 탓에 나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는지 컨설팅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고 나오라고 했던 지인이 아까 항의 차 전화를 했다.
그냥 가만있었으면 꽤나 큰돈을 아주 편하게 벌었을 텐데.
지랄 맞은 내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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