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이 자위를 하네. 어쩌면 좋을까?"
오래 전에 모임에서 이 주제가 화젯거리가 된 적이 있다.
요즘 애들은 발육이 좋아서 성적으로도 조숙하다더니 그 탓 같다.
애가 없는 나는 꿀 먹은 벙어리 모양 듣고만 있는데 여러 의견이 나온다.
애들도 욕구는 충분히 있을 수 있으니 혼내지 말고 성교육을 잘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자제토록 하는 게 최선이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정 견디기 힘들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한 채 믿을 만한 상대와 성행위를 하는 걸 허락하는 것도 차선책이라는 견해 역시 나왔다.
어쨌든 자위 정도는 눈감아줘야 한다는 데 거의 다가 동의했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강하게 반발한다.
자위는 더러운 것이며 일반적으로 야동을 보며 하기에 절대 허락하면 안 된단다.
이 사람은 아들이 자위를 하는 걸 발견하면 한겨울에도 찬물샤워를 통해 정신 차리게 한단다.
이런 샤워는 아우슈비츠에서나 시키던 거라 순간 멍해졌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대단히 할 말은 많았지만 이 여자가 하도 강하게 말하기에 침묵하는 눈치였다.
소설가 헤밍웨이는 6살 때까지 여자 옷을 입고 지냈다는 주장이 있다.
어떤 책에서 읽은 건데 헤밍웨이 엄마는 그를 여자처럼 키웠고 이는 그의 성적 정체성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가 평생을 사냥, 전쟁, 투우, 권투 등 거친 삶에 몰두한 이유도 어릴 때의 이 경험 탓에 남성성을 과시하고자 그랬다고 한다.
위대한 작품을 남겼지만 헤밍웨이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다 결국 자살했다.
전술한 여자의 아들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잘은 모른다.
다만, 군대에서 탈영을 했다가 전과자가 되었고 사회복귀 후에도 여러 문제를 일으키다가 부모와도 연을 끊는 것 같다는 풍문을 들었다.
이 여자의 지나치게 가혹한 교육이 없었어도 이렇게 되었을까?
요즘 아동에 대한 학대가 사회적 이슈던데 부모가 보편타당하지 않은 자신의 주관을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도 일종의 학대 아니려나?
이를 통해 정신이 피폐해질 수 있고 성적인 가치관도 심히 왜곡될 수 있을 텐데 여기까지 사회가 개입을 하는 건 기본권 침해일까?
지식은 적어도 상식이 풍부한 부모를 만나는 게 애들의 행복이란 차원에선 최선일 것 같은데 워낙 스펙을 따지는 세상이라 이런 말은 씨알도 안 먹히겠지?
'유흥(정력,성병,스폰,성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짐승에게 인간의 사고를 기대 말자(야동의 폐해) (0) | 2021.03.16 |
---|---|
음란함과 가장 아름다운 죽음(라이너 마리아 릴케) (0) | 2021.03.07 |
내 무의식에 있는 저속한 생각들 (0) | 2021.01.30 |
야동 시청을 계속하는 이유(추한 늙은이?) (0) | 2021.01.25 |
호구를 사랑하게 된 꽃뱀 (0) | 2021.01.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