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함량을 기준으로 햄의 신분질서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돼지고기 함량은 햄의 포장지 뒷면에 인쇄되어 있다. 싸구려 햄의 유일한 용도는 이 글 맨 마지막에 나온다.
- 돼지고기 90프로 이상: 귀족
이런 햄은 일단 가격대가 쎄다. 1kg에 12000원 이상. 맛과 색깔 모두 탁월하나 타고난 프롤레타리아여서 그런지 이유 없는 거부감이 들어서 나는 잘 안 먹는다.
- 돼지고기 50프로 전후: 중산층
1kg에 6~7천 원가량 한다. 돼지고기 맛도 나긴 하나 닭고기 쪼가리 등 정체불명의 고기 흔적도 분명히 느껴진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햄의 대부분은 이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
- 돼지고기 30프로 전후: 하층민
이 햄부터는 가난한 동네에 가야 구매할 수 있다. 잘사는 동네 마트에선 아예 취급조차 안 한다. 돼지고기 맛은 거의 없고 정체불명의 이상한 맛이 나기에 못 먹는 사람은 못 먹는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 햄으로 튀김을 하면 밀가루 맛과 묘한 시너지를 내기에 소수 매니아는 이 햄으로 만든 튀김을 아주 즐긴다. 1kg에 4천 원가량이니 맛이나 한 번 보고 영 아니면 별 부담 없이 버린다는 차원에서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 돼지고기 10프로 전후: 수드라, 재소자
햄 계의 불가촉천민인 수드라이다. '수드라'라는 신분이 존재 안 하는 나라라면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재소자라 할 수 있겠다. 이 햄은 극도로 못 사는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하며 일단 색깔부터 무지 이상하다. 고기라고 도저히 보기 힘든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대단히 거무튀튀하다. 그 맛은 도저히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묘한데 실제로 교도소 다녀온 어떤 사람이 그랬다. 교도소에서 주는 햄이 딱 이 맛이라고. 가격은 kg당 보통 2~3천 원이다. 먹으려고 살 필요는 전혀 없고 너무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큰 해악을 가하고 싶을 때 정신 차리는 용도로 추천한다. 그때 이 햄을 한 입 크게 베어 물면 교도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길 것이다. 햄조차 개같이 맛없을 정도로 암울한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아무리 화가 나도 지금 꿈꾸는 행동을 스톱하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에 준법의식 확산엔 아주 큰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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