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침대가 친구 집에 배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비쌀 텐데 왜 샀냐고는 하지만 말투에 기쁨이 가득한 채로 친구가 전화를 한다.
당신이 이뻐서 사준 게 결코 아니라는 말을 바로 내뱉으니 도망치듯 전화를 끊는다.
다단계 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산 거다.
이 지인을 멀리하라는 전화를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이 받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전과도 많고 개차반 같은 인생을 산 사람이지만 나에겐 고맙다.
20여 년 전 에어컨도 없는 그 움막에서 내가 시름시름 앓기만 할 때, 없는 돈에 차가운 바나나 우유를 사서 아무것도 못 먹는 내 입에 넣어줬다.
어느 날엔 라면에 계란까지 넣어서 끓여줬는데 훔쳐 온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지만 그냥 먹기만 했다.
만나면 한없이 날 우울하고 슬프게 만들지만 그래도 이 사람에겐 정이 느껴진다.
나 자신과 환경 중 무엇이 문제이기에 가족은 없이 이런 사람하고나 친해지는 걸까?
이 고민을 하다 보면 술만 생각난다.
'내 사고, 요양원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들이 뺏어먹은 내 짜파게티 그래도 화 안 나는 이유 (0) | 2022.07.28 |
---|---|
요양원에서 먹던 복숭아 맛이 안 나네 (0) | 2022.07.26 |
백혈병으로 죽은 어떤 누님에 대한 제사를 지내다 (0) | 2022.06.19 |
고등어 비린내로 인해 떠올린 그때의 악몽과 그리움 (0) | 2022.06.07 |
투병하느라 다 날려버린 내 청춘에 대한 회한 (0) | 2022.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