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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고, 요양원 시절

다단계에 빠진 개차반 같은 이 지인을 저버리지 못하는 이유

by 강명주 노무사 2022. 7. 11.

#돌침대가 친구 집에 배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비쌀 텐데 왜 샀냐고는 하지만 말투에 기쁨이 가득한 채로 친구가 전화를 한다.

당신이 이뻐서 사준 게 결코 아니라는 말을 바로 내뱉으니 도망치듯 전화를 끊는다.

다단계 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산 거다.

이 지인을 멀리하라는 전화를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이 받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전과도 많고 개차반 같은 인생을 산 사람이지만 나에겐 고맙다.

20여 년 전 에어컨도 없는 그 움막에서 내가 시름시름 앓기만 할 때, 없는 돈에 차가운 바나나 우유를 사서 아무것도 못 먹는 내 입에 넣어줬다.

어느 날엔 라면에 계란까지 넣어서 끓여줬는데 훔쳐 온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지만 그냥 먹기만 했다.

만나면 한없이 날 우울하고 슬프게 만들지만 그래도 이 사람에겐 정이 느껴진다.

나 자신과 환경 중 무엇이 문제이기에 가족은 없이 이런 사람하고나 친해지는 걸까?

이 고민을 하다 보면 술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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