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인 그녀의 별명은 마리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준말이다.
태어나서 돼지고기를 처음 먹어 본다는 그녀의 신입직원 환영식에서의 강렬한 한마디가 이 별명을 불러왔다.
집도 좋고 스펙도 좋지만, 너무 치이고 사는 인생은 싫다며 널널한 게 좋아서 이 회사에 지원했다고 그녀는 대놓고 말했다.
워라밸이 좋은 대신 임금은 낮지만 이미 집에서 충분한 서포트를 받기에 그런 건 전혀 괘념치 않는단다.
이런 그녀의 전형적인 상류층 다운 모습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다수는 좋게 보았다.
심성이 모나지 않은 데다 부티나게 자란 자 특유의 여유와 있어 보이는 분위기가 오히려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하는 자들이 많다.
사장은 여차하면 이 직원의 빠방한 일가친척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회사 레벨을 한층 올려준다며 이 직원을 대단히 소중히 생각한다.
난 한때 이런 종자들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특별히 나에게 해를 끼친 것도 없지만 내 태생과 비교할 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부모 죽인 원수인 양 대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며 슬슬 생각이 변한다.
자신들의 높은 클래스만 믿고 노력은 전혀 안 하면서 일반 평민(?)을 무조선 경멸하는 일부 악질을 제외한다면 이들에겐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삶에 치여 살아온 탓에 독기가 가득한 자들이 다수인 세상에서 이들의 유하고 부드러운 태도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왔다.
유튜브의 개 관련 영상을 보다 보면 잡종보단 순종이 더 보기 좋다.
어릴 땐 모두 귀엽지만 자랄수록 일단 외모에서부터 순종이 압도한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하지만 금발은 장애인을 싫어한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살포한 삐라에 새겨진 이 문장엔 아주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고 이를 간과했기에 막스와 공산주의는 결국 실패했으리라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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