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갔다.
계산을 하고 돌아서다가 바로 뒤에 있던 사람과 부딪쳤다. 미처 보지 못한 내 탓이다.
그 사람은 소주 달랑 한 병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렸는데 분위기가 매우 무서웠다. 갈 데까지 간 듯한 눈빛이 섬뜩함까지 느끼게 했다.
다행히 소주병은 깨지지 않았지만 매우 불쾌해 한다. 사과를 해도 계속 시비를 건다. 알바생이 말려도 위협으로 발전할 소지도 커 보인다.
경찰을 부를까 하는 생각까지 하다가 더욱 사과하며 바로 옆의 족발세트 하나를 사드리겠다고 하니 조금 표정이 풀린다. 알바생에게 어서 포장을 뜯고 가열해서 테이블에 놔드리라고 하니 조용히 구석의 테이블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족발값을 내가 냈지만 그 사람 눈빛을 생각하면 차라리 잘 처리한 것 같다. 경찰이 바로 올 것 같지도 않고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기에 더욱 그렇다.
이소룡도 그랬다.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는 한, 지갑 정도 요구하는 강도와는 절대 싸우지 않고 그냥 지갑을 주겠다고.
몇 년 전 누명을 경험하고 나니 공권력에 대한 신뢰도가 제로라서 최대한 몸을 사리며 거의 모든 분쟁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이게 솔직히 많이 힘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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