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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군상,인간관계,대화법

임원이 된 친구와 고시원 늙다리들의 슬픈 대비

by 강명주 노무사 2021. 12. 10.

"강 노무사, 내가 드디어 임원이 됐어. 강남 비싼 술집에서 거하게 한잔 살 테니 꼭 나와!!!"​

내가 사는 아파트 주위엔 #고시원이 제법 있다.​

오래 된 동네라 그런가본데 베란다에 나가서 창문을 열면 이들 고시원의 옥상이 눈 아래 바로 보인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주 이 옥상에서 서성인다.​

다들 고시원 입주자일 텐데 거의 다가 담배와 핸드폰을 양 손에 각각 들고 있다.​

흡연을 하며 통화를 하거나 핸드폰을 쳐다보는 자도 있지만 상당수는 담배만 빨아대고 핸드폰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핸드폰을 통한 소통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은 듯한 이들의 태도는 나에게 묘한 감정이입을 가져온다.​

전화 올 곳이 없음을 너무 잘 알면서도 늘 전화기를 몸에 지니고 다녔고 그러다 가뭄에 콩나듯 전화가 오면 반갑게 받기는커녕 왜 이제서야 했냐는 듯 화부터 내던 요양원에서의 그때가 고스란히 떠오르는 것이다.​

요즘 고시원은 시험준비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사정이 딱해서 머무는 자들이 다수라던데 이를 증명이나 하듯 옥상에 출몰하는 자들의 연령대는 꽤나 높다.​

나처럼 부쩍 늙어 보이는 자들이 옥상에서나마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이리 저리 걷는 것을 보면 과연 무슨 이유로 이들은 여기까지 흘러왔는지 안타까움과 동시에 궁금증도 생겨난다.​

전술한 대화는 친한 지인으로부터 오늘 오전에 받은 톡이다.​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들어가 청춘을 바친 사람인데 그 보상을 드디어 받았나보다.​

자기가 없으면 그 기업이 당장 망할 것처럼 다소 거드름도 피우지만 본성은 착한 사람이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당연히 나가서 축하해줘야 한다.​

다만, 이 지인과 비슷한 나이에 이 깡촌 고시원에서 한겨울을 보내야 하는 슬픈 인생들과 자연히 비교가 된다.​

과연 이 지인만 열심히 살았을까?​

왜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 지인과 옥상 사람들 사이엔 이 엄청난 갭이 생겨난 걸까?​

삶이란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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