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내가 무슨 도움을?"
"제가 사실 무진장 먹성이 좋기에 좀 전에 여기 혼자 와서 비후까스랑 함박 스테이크 두 개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두 개 다 먹으면 살이 장난 아니게 찔 거 같아요. 이 상태에서 더 찌면 집사람에게 쫓겨납니다. 그렇다고 이제와 무를 수도 없으니 어르신이 비후까스 좀 대신 드셔주시면 정말 감사 하겠습니다"
"난 상관없는데 그래도 되는지...."
"대신 드셔만 주시면 진짜 큰 도움입니다. 아까 내가 시킨 비후까스는 이 어르신에게 가져다 드리세요"
"네"
어제 점심에 #경양식 집에 혼자 갔다.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데리고 들어오신다.
아마도 손자에게 양식을 먹이고 싶어서 오셨나본데 돈가스 하나만 시키신다.
외모로 보아 돈이 좀 부족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다행히 점원이 사람 수에 따라 주문하라고는 안 했지만 손자도 많이 눈치를 본다.
전술한 대화를 하며 비후까스를 할머니가 드시게 해드렸다.
점원이 센스 있게 내 말에 맞장구를 잘 쳐준다.
내가 있으면 불편해 하실듯하여 서둘러 함박을 다 먹고 비후까스까지 계산 한 뒤 나왔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기타 장애, 더불어 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애인의 의지가 드디어 꺾이는 그날의 여파 (0) | 2023.05.21 |
---|---|
공갈협박할 때의 쾌감이 이런 것일까?(feat: 신의 자비) (0) | 2022.03.09 |
왜 장애인은 아나운서 될 수 없나?(특수학교의 비애) (0) | 2021.05.08 |
타인의 직업에 대한 안 좋은 언급을 굳이? (0) | 2021.05.07 |
꽁치찌개 들고 간 문병과 야동배우 (0) | 2021.05.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