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가지고 그래? 내가 좋은 일도 얼마나 많이 했는데"
의견서 써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번엔 좀 특이하다.
상대가 내용은 다 썼다며 내 도장만 찍어달란다.
게다가 이런 간단한 일치고는 대가가 너무 세다.
내용을 가만 보니 대놓고 불법은 아니지만 법의 규제를 피해가려는 꼼수의 도가니탕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런 꼼수는 탈법행위라 원칙은 무효지만 이를 인정받으려면 소송을 거치는 등 대단히 어렵다.
내가 도장을 찍어주고 이 꼼수를 통해 누군가가 피해를 볼 경우, 원칙은 나에게까지 책임추궁이 올 수 있지만 불법이 아닌 탈법이기에 나에겐 아무런 불이익이 없을 수도 있다.
1초가량 망설이다가 거절했다.
특별히 내가 도덕적이라서가 아니라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전술한 말을 모 자격사가 하는 걸 들었었다.
다른 자격사는 꺼리는 일을 이 사람은 수행했고 돈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여타 자격사들이 꺼린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도덕적, 도의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컸으니 그런 것이고 이 일을 수행한 이 자격사에게 이젠 비난의 화살이 날아온다.
이 사람 말대로 평소에 좋은 일도 많이 했음을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이런 일에 연루되었다는 걸 알자, 왠지 연락조차 꺼려지고 나뿐만 아니라 다수가 이런가 보다.
아무리 자본주의에서 돈이 최고라지만 평판이 너무 낮으면 돈이 무슨 소용인지.
싸구려 김치찌개 먹자고 해도 나올 사람이 허다한 인생과 비싼 일식 사준다고 해도 아무도 안 나오는 인생 중 난 전자가 좋다.
내 판단이 틀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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