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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군상,인간관계,대화법

내 호의가 상대에겐 치명타가 될지도 모르는데

by 강명주 노무사 2021. 5. 14.

"그 빵을 안 먹었다면 내 인생은?"​

만취한 지인이 술김에 다음의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

고3때 꽤나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 의대에 원서를 넣었단다.​

학력고사 날 아침, 혼자 고사장에 일찍 도착했고 대기실에 들어갔다가 수험생 딸을 따라온 어떤 아저씨를 만난다.​

꽤나 마음씨가 좋아 보였는데 아침을 안 먹었다는 이 지인의 말을 듣자 빵을 하나 권한다.​

원래부터 시험날엔 아무 것도 안 먹는다고 해도 자꾸 성의를 무시하지 말라기에 이 지인은 결국 반 개를 먹는다.​

그런데 시험 중간에 갑자기 복통, 설사가 발생했고 화장실에 가느라 완전히 망쳐서 결국 낙방한다.​

늘 지키던 습관을 어겨서 그리 된 거라 생각하니 무척이나 억울했지만 재수를 시작한 이 지인.​

순탄하게 잘 나갔는데 중간에 아버지 사업이 갑자기 휘청댔다.​

합격을 해도 의대 등록금을 감당 못할 거란 생각에 일단 군 문제부터 해결하자며 군대를 다녀오니 집안은 완전히 망한 상태고 어쩔 수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으며 대학은 그 후 완전히 포기하고 만다.​

그날 아침, 빵만 안 먹었다면 당시 점수로는 합격 가능성이 높았고 그럼 설령 중간에 어려움을 겪었어도 알바 등을 통해 버텼을 거라며 지금도 종종 아쉬움을 토로한다. ​ ​ ​ ​

진 티어니라는 미국 여배우가 있었다.​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했는데 심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출산하고 인생이 곤두박질친다.​

임신 중 풍진에 걸린 게 원인이었다던데 나중에 어떤 여성 팬이 이 여배우에게 그랬단다.​

당신이 임신 초기에 했던 팬 미팅에 너무 참석하고 싶어서 풍진에 걸린 상태였지만 몰래 병원을 빠져나왔고 당신은 그런 내 볼에 뽀뽀도 해줬다고,​

풍진 걸릴 일이 없었기에 늘 의아했던 티어니는 이때 알아챈다.​

왜 자신이 풍진에 걸려 장애아를 출산했는지.​

병이라 하기도 애매하고 치료가 굉장히 어려우며 증상만 없으면 그냥 살면 되는 병이 내 몸에 있다는 사실을 굳이 나에게 알려줘서 내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의사가 있었다. ​

난 지금도 생각한다. ​

그날 아무 생각 없이 그 병원에 들어가지만 않았다면 내 인생은 지금 어떨지.​

그때까지 일체의 증상이 없었음에도 그 의사 말을 듣고 나자 이상하게 증상이 생겼고 이 병 과 싸우다가 청춘을 다 날렸다.​

나이 든 의사 일부는 이런 사안은 환자에게 알리지 않는 게 오히려 좋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던데.​

내 진료비에 합당한 정보를 주기위해 이랬겠지만 그 호의의 결과는?​

내가 베푸는 호의가 상대에겐 엄청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세상은 오버한다며 흉보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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