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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고, 요양원 시절22

내 과거는 언제쯤에나 나를 놓아줄까? (자살한다는 친구에 대한 외면) 굳이 외제차에 동거하던 아가씨까지 데려온 그 친구가 당시엔 참 미웠다.​ ​ 요양원에서 세상을 저주만 하던 나에게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기에 곱창을 사달라고 했는데 이런 나에게까지 자신이 잘나간다는 걸 과시하고 싶었을까?​ ​ 이 친구는 나와 연을 맺은 지 30년이다.​ ​ 푸른 하늘처럼 티 없이 맑던 우리의 젊음은 이미 다 사그라지고 모두 늙은이가 되었다.​ ​ 한 20년까지는 이 친구의 눈부신 번창 탓에 나의 몰락이 더욱 초라해보였다.​ ​ 직장생활을 하다 좋은 수완으로 동업을 시작했고 곧 여러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청년사업가가 된 이 친구에 비해 나는 10여년을 투병으로 다 날리고 중년의 나이에 노가다꾼으로 세상에 나온다.​ ​ 그러다 운이 좋아서 노무사가 되었고 성에 차진 않지만 그럭저럭 자리는 잡았.. 2020. 10. 23.
돼지국밥만 보면 떠오르는 악몽 (머리통을 포맷할 수는 없나?) 오늘 저녁에 사람들을 만났는데 돼지국밥집에 가잔다. 나는 죽도록 싫었지만 부산 출신들이 많아서인지 어쩔 수 없었다. 국밥이 나오고 김치랑만 밥을 먹는 나를 사람들이 놀린다. 다 큰 남자가 #돼지국밥도 못 먹느냐고. 사실 입맛 탓이 아니라 그때 기억 탓에 이러는데 오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를 거의 모른다. 요양원 있던 시절 돼지국밥은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무허가 요양원에 있던 환자들 처지는 다들 비슷하기에 고기를 먹고 싶어 돈을 추렴해도 소고기는 늘 무리였다. 근처 도축장에서 싸게 파는 돼지고기가 그나마 만만했는데 이마저도 입이 많다보니 늘 국으로 끓였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돼지국밥은 고기도 좋은 부위를 쓰고 부추 등을 넣어 잡내 제거에 신경 쓰지만 대충 환자들끼리 큰 솥에 끓이는 국이 이.. 2020.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