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오후에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부치고 왔다.
상대는 20여 년 전 알고 지내던 여자.
나랑 잘될 수도 있었지만 당시 내 몸 상태와 경제적 여건이 너무 안 좋다 보니 자의반 타의반 헤어졌다.
마지막 만남의 장소였던 짜장면집에서 붙잡아주지 않는 내가 미운지 그 쓴 빼갈을 이 여자는 연거푸 자작했다.
당시엔 아직 핸드폰이 보급되기 전이라 연락처를 모른다.
아는 건 이 여자 이름과 편지를 주고받던 마지막 주소.
만약 여전히 거기 살고 있고 나랑 다시 대화할 생각 있다면 알려달라는 내용을 오늘의 편지를 통해 알린 것이다.
20년간 이사 안 갔을 리가 없는데....
여전히 살고 있더라도 아주 괜찮았기에 이미 결혼했을 것 같은데....
지난 몇 년간 이 생각에 망설이기만 하다가 미친 척하고 부친 편지이거늘 우체국을 나올 때는 후회가 더 컸다.
꽃은 꺾지를 말고 꺾은 꽃은 버리지 말고 버린 꽃은 줍지를 마라.
환경 탓에 헤어졌기에 나의 이 모토가 이번엔 적용 안 되나?
돌이킬 수 없는 걸 돌이키려 하는 상바보 강명주.
ps: 정말 만나고 싶다면 경찰이나 동사무소를 이용하는 게 확실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이런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탓에 상대에게 나의 연락처를 경찰 등이 알려주고 상대가 원하면 나에게 연락을 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곤 한다. 하지만 나의 폭삭 늙은 모습을 보이기 부끄럽기에 편지라는 대단히 수동적이고 성공확률이 낮은 방법을 일부러 택했다. 가만있자니 미련이 너무 크고 제대로 만나보자니 나 자신이 수치스럽고.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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