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노무사 1타 강사 좀 알려줘요"
"그건 왜?"
"선배 돈 잘 번다기에 나도 노무사 하려고"
"네 적성은 생각 안 하냐?"
"이 나이에 무슨 적성? 그딴 건 개나 줘버리고 돈이나 잘 벌면 되지"
"내가 바빠서 나중에 통화하자"
후배와의 대화.
이런 사람을 종종 본다.
근데 #적성 완전히 무시하고 돈벌이만 생각해도 될까.
일단 해당 일이 본인 스타일에 맞아야 행복할 것이고 그래야 어려움 잘 이겨내며 큰 돈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노무사 되기 전 나는 노가다를 했고 동료가 다쳐서 우연히 노무사 사무실에 갔다.
당시 관련 지식이 전혀 없던 나도 금방 이해할 만큼 잘 설명해 주는 노무사에게 경외심이 들었고 저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기 시작한다.
그래서 노무사가 되어 누구에게나 친절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고 이게 소문이 나서인지 일이 차츰 들어오더니 지금은 내가 다 못해서 다른 노무사에게 토스할 지경이다.
혹자는 큰돈도 안 되는 상담은 짜증 난다며 대놓고 화를 내기도 하나 나는 돈을 떠나 사람과의 대화 자체를 즐기며 그래선지 상담한 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은 것 같다.
그리고 워낙 떠드는 걸 좋아하기에 강의도 자주 하는데 이것 역시 내 적성에 딱이다.
원래도 왕성하던 약장수 기질을 돈 받으며 채울 수 있으니 오죽이나 좋나.
물론 진짜 약장수처럼만 하면 바로 짤리기에 처음엔 쉽지 않았다.
법 이외에 사람들이 듣고 만족할 이야깃거리를 찾느라 책을 수 천 권 보았고(농담 아니라 진짜다) 어떻게 하면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지 머리 싸매고 고민했다.
이러면서 평이 좋아지더니 가장 깐깐하다는 공무원 강의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게 된다.
이렇게 강의만 많이 다녀도 수강생들에서 연락이 자주 온다.
하도 강의가 인상적이기에 노무 관련해선 꼭 나에게 맡기도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 어려서부터 외국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여기서만 살았지만 마르코폴로나 이븐바투타 같은 전설적인 여행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미치도록 부러웠다.
그렇다고 내가 실제로 세계를 여행하며 지낼 여건은 안 되기에 국내에서 종종 만나는 외국인들을 통해서나마 이 욕구를 간접적으로 해소하다가 엄청 기쁜 소식을 듣는다.
행정사가 일반인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어 행정사 시험이 시행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행정사를 따면 무엇보다 비자 업무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외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난 바로 응시하여 합격한다.
그 뒤론 행정사이자 노무사로서 외국인들을 아주 많이 만나며 이들의 비자와 노무 관련 일을 모두 해주었고 돈도 꽤 벌며 전술한 욕망 역시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다.
내가 상대한 사장 중 일부는 그런다.
노무사에게 돈을 주고 일을 맡길 필요성을 날 만나고 나서 절감했다고.
난 의견서나 보고서에 노무 이외의 정치, 역사, 사회, 경제, 심리 등의 내용도 많이 기술하며 이게 그 어떤 조언보다도 도움이 되기에 보험 차원에서 평소엔 별로 필요 없어도 매달 규칙적으로 자문비를 낸다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이 수준이 되도록 나 스스로 공부를 많이 했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인생에 이렇게 영향 주는 것 자체가 돈보다 날 행복하게 하기에 돈벌이와 무관하게 계속 연구 중이며 그 결과물로서 책도 2권 냈고 이 블로그에 8천 개에 육박하는 글을 올리게 되었다.
돈만 생각했으면 절대 이렇게 많이 포스팅 못했겠지만 인간에 대한 글쓰기 자체를 즐기기에 가능했고 이걸 보고 신뢰감이 간다며 업무 관련 연락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지금의 수입을 얻게 된 나에게 적성 전혀 생각 않고 수입만 보며 달려드는 전술한 후배가 어떻게 느껴질 것인가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닐까.
아주 좋은 자격증 가지고도 학원 강사를 하는 자격사들이 많다.
다들 알겠지만 요즘은 수험 강의 시장도 포화이기에 경쟁이 아주 치열하며 살아남으려면 강사도 무지 준비해야 한다.
그토록 어려운 자격증 딴 가장 큰 이유는 편하게 큰돈 벌기 위함일 텐데 왜 굳이 고생하며 강의나 할까?
다양한 사정이 있겠지만 대다수는 결국 적성에 안 맞아 실무 시장에서 퇴출되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나마 수험 관련해선 잘 알기에 강의질이나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후배 강사들에게 밀리게 마련이며 나이 처먹고 다시 실무 하려면 더더욱 어렵기에 결국은 장롱면허되거나 자격증 임대하는 운명을 맞는 게 보통이다.
적성에 맞으면 다소 네임밸류 낮은 자격증도 큰돈 주지만 안 맞으면 아무리 좋은 자격증 따도 그 수험 시간은 매몰원가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난 객관성을 늘 최우선시하기에 구라나 헛소리는 입에 안 올린다.
평균적으로 노무사는 회계사나 변호사, 세무사에 비해 수입 낮다.
또한 통상 루틴화된 일들을 하고 싶다면 노무사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 상대로 연구하며 고민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노무사가 딱으로 여타 자격사보다 훨씬 많이 벌 수 있고 노무사 시장엔 아직도 개발 안 된 블루 오션이 꽤 된다.
10년 전 포탈에 노동 관련 기사 몇 개나 되었나?
근데 지금은 무지 많지 않나?
과거 10여 년 전 44시간제에서 40시간제로 바꿀 때, 노조·사용자단체·교수 등 관련자 외에는 대다수 국민이 거의 관심 안 가졌다.
하지만 근자엔 52시간제를 수정한다고 하자 다들 눈에 불을 켜고 한마디씩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풍토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화될 게 뻔하기에 난 노무사의 미래를 밝게 본다.
노무사로서 돈 잘 벌고 싶다면 무엇보다 사람 상대하고 늘 연구하는 걸 즐겨야 한다.
이게 싫다면 다른 길 가라.
그런데 돈벌이만 생각하고 인생행로 정한 자 치고 성공하는 자 거의 못 봤다.
왜 돈벌이만 생각하니?
더 중요한 게 적성인데....
PS: 노무사 돈 못 번다는 통념은 블루오션 개발한 노무사들이 전부 잠수 타는 이유도 크다. 나만 해도 전술한 것들 이외의 핵심적인 블루오션은 누가 알려달래도 절대 안 알려주고 엔간한 사람들 만나면 돈 못 번다며 일부러 죽는소리만 한다. 이런 거 모르는 자들이 함부로 떠드는 것 보면 솔직히 아주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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