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도전하라고 부추기는 게 요즘 추세 같지만 이는 오히려 그 사람에게 #독약을 건네주는 것과 진배없는 경우도 많기에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몇 자 적는다.
제발 주제 파악 좀 하고 살아라.
1. 20대
머리가 어느 정도 되면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하지만 영 아닌 대가리 가지고 뛰어드는 걸 보면 내 속까지 타들어간다. 몇 년 이상 고생한다고 반드시 붙는 시험 아니고 과거처럼 수험생 질이 낮지도 않건만 왜 이런 바보짓을 하는 걸까? 요즘은 스카이 등 명문대 애들도 보험 차원에서 노무사 시험 아주 많이 본다. 그럼 결국 이들을 이겨야 자격증을 받는다는 건데 이미 수능에서 뒤졌던 기억은 안 하나? cpu 낮으면 아무리 다른 부품 좋아도 컴퓨터 버벅인다는 진리는 수험에서도 마찬가지다. 비록 대학은 좀 그래도 논술이 강하다면 예외지만 이런 특별한 능력 없다면 아예 시작도 마라. 학원 상담 받아보면 상술에서 여러 사례들 보여주며 무조건 된다고 하겠지만 이 예외들 상당수는 과장된 것이며 무엇보다 한번 골똘히 생각해 보라. 살아오며 좋은 쪽으로 특별한 예외에 속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합격수기 보면 안 좋은 머리 가지고 붙은 케이스도 있다며 반론 펼 텐데 누차 말하지만 원래 합격수기란 대다수가 저절로 과장되게 마련이다. 이를 감안 않고 무작정 받아들인다는 사실 자체가 당신 머리가 빠가란 증거다.
황금 같은 20대 대부분을 노무사 준비하다 날리고 결국 포기 후 취업전선에 나서면 무엇보다 그 공백기를 설명하는 게 대단히 난감해진다. 거의 모든 인사팀 직원들은 고시 오래 하다 온 사람을 상당히 꺼린다. 이들은 한 방으로 인생 바꾸겠다는 꿈속에 오랫동안 살았기에 채용을 해도 대충 일하다 다시금 그 꿈을 노리고 뛰쳐나가거나 업무와 수험을 병행하려 하기 때문이다.
집 잘 살아서 취업 안 해도 된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아이큐부터 생각하고 수험시작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을 것이다.
2. 30대
이들은 크게 전업과 직장병행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엔 20대부터 해온 노무사 준비를 계속하는 케이스도 있고 로스쿨 등 더 어려운 시험 준비하다 결국 포기하고 노무사로 업종을 바꾼 케이스도 있다. 여튼 별다른 사회경험 없이 대학졸업 후 계속 수험생활만 해왔다는 건데 이들은 일단 자존감이 무진장 낮기에 공부에서도 엄청난 비효율을 겪게 된다. 강사나 주변 수험생이 별생각 없이 한 말도 무지 민감하게 받아들이기에 외톨이로 전락하기 일쑤고 그러다 보니 좋은 수험 정보를 제때 얻지 못한다는 큰 불이익을 보게 되며 자격지심이 심하기에 공부에 집중도 못한다. 그토록 오래 시험을 쳐왔지만 아직도 못 붙었다는 건 대가리가 빠가거나 고시 쪽과는 아예 연이 없다는 증거일 테니 제발 좀 인정하고 다른 길 가라.
내가 실제로 아는 모 수험생은 10년 넘게 시험만 치다가 결국 가족과도 절연하고 지금 노가다한다. 이 노가다꾼이 그랬다. 하도 떨어지다 보니 나중엔 그닥 분하지도 않고 그냥 이 프로 수험생의 삶을 계속 유지하고 싶기만 했다고. 이런 사례가 절대 남의 일만은 아니란 걸 꼭 이야기하고 싶다.
직장병행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노무사 합격생 중 직장 다니며 합격하는 자는 채 10프로가 안 되며 점점 그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그나마 1차 시험이 쉬울 땐, 2년에 한 번씩 1차는 붙고 계속 2차는 떨어지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삶은 계속할 수 있었으나 당장 내년부터 1차 어려워지면 이 짓도 힘들어진다. 난 그래도 1차 붙었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한다는 자기만족감에 이 굴레를 고집한다는 걸 잘 알지만 1차 합격에만 그치면 전업하다 인생 망하는 놈들과 마찬가지로 인생낭비일 뿐이다. 남들은 회사나 가정에 충실하게 사는 동안 어설픈 자기만족 추구하다 결국 회사와 가족 모두에게서 버림받으면 이건 누가 보상해 주나?
사내에서도 걸핏하면 노무사 수험서 보다가 찍히고 주말에도 도서관으로 도망 다니다가 결국 승진에서 후배에게도 추월당한 채, 배우자에게서 이혼 소리 듣는 수험생을 실제로 안다.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은 괜히 나온게 아니다.
가장 추천하는 30대 수험생은 괜찮은 브레인 가진 채, 직장 좀 다니다가 인사나 노무에 관심이 생겨서 과감히 때려치우고 전업으로 나서는 케이스이다. 적당히 동기부여된 상태에서 통장의 두둑한 돈으로 부모 신세 안 질 수 있기에 이런 경우가 가장 합격률이 높다는 걸 누차 내 눈으로 확인했다.
3. 40대 이상
이 케이스는 전업, 직장병행을 따지기 이전에 얼마나 두뇌가 퇴보하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핑계로 지능에 치명적인 술, 담배를 많이들 즐겼을 터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노화는 뇌에도 당근 작용하기에 그렇다. 작년 기준으로 최종 합격자 중 40대 이상은 채 4프로가 안 된다. 이런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이 젊을 때만 못한 두뇌라는 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나 역시 젊어선 한두 번 보면 외우던 걸 이젠 10번을 봐도 안 되는 경우기 비일비재하다.
같은 기간을 수험준비로 허송세월하더라도 젊어서의 그 기간과 40대 이상에서의 그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별것 아닌 실패도 인생 자체를 말아먹게 될 소지가 대단히 큰 40대 이상에서 상당 기간을 시험 준비하다 날려버린다면 남은 인생이 어찌 될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결론적으로 40대 이상이라면 아예 도전하지 마라.
통계학적 개념에서 기댓값이 너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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