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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악마,가족일반)

무리해서 착한 아이 보면 시한폭탄 같아 무섭던데....

by 강명주 노무사 2023. 2. 23.

“명주야, 철민(가명)이가 나에게 욕을 하고 집을 나가버렸어!!!”

“형, 또 철민이 때렸지?”

“아냐, 이번은 아냐”

“그럼 철민이가 형은 아무 액션 안 취했는데 그랬다는 거야?”

“난 단지 하도 애가 이상하게 굴기에 때리는 척만 했어”

“결국 때린 거 맞네. 철민이가 뭘 그리 잘못했기에 다 큰 애를 또 때리려 했어?”

“적당히 아무 곳이나 취업하면 좋을 텐데 무슨 코딩인가 배워서 전공을 살린다고 하기에....”

“걔 전공이 컴퓨터 쪽 아냐?”

“맞아”

“문과 애들도 미래 생각하고 코딩 공부하던데 컴퓨터 전공인 애가 코딩 공부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오히려 칭찬을 할 일인데 그걸 왜 때려? 형 미친 거 아냐?”

“날 닮아 머리 나빠. 그러니 해도 안 될 거야”

“그건 형 생각이고 철민이 생각은 엄연히 다를 거야. 그리고 걔 인생을 왜 형이 맘대로 정해?”

“어쨌든 부모에게 욕 한 이 놈을 어떻게 혼내야 할까?”

“미쳤구먼. 철민이를 어려서부터 그렇게 때리기만 하더니 다 커서도 형은 계속 미친 짓만 하네. 형 같은 사람은 철민이에게 솔직히 얻어 터져도 할 말 없어. 내가 철민이면 형 벌써 반은 죽여 놨어. 철민이가 진짜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네. 다시는 나에게 연락 마. 형 같은 인간 쓰레기랑은 이제 나도 끝이니까~~~”

​ ​ ​ ​ ​

전술한 대화는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내 #형뻘 되는 사람과 나눈 것이다.

대화 속 철민이는 이 형의 아들인데 난 이 애가 아주 어려서부터 알고 지냈다.

애가 영특하진 않아도 예의 바르고 말조심을 하기에 나는 아주 좋게 봤다.

전술한 대로 이 형은 걸핏하면 철민이를 때리곤 했다.

정말 맞아야 할 짓은 내가 알기로 전혀 안 하는 아이인데 사업이 안 되는 등 본인이 열 받을 때마다 화풀이 용도로 이런 것이다.

그래도 철민이는 용케 참는 것 같았다.

이 형이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있으면 당장 달려 나와 업고 가는 등 이런 효자가 또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었을까?

전술한 대로 이 형의 폭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간 뒤 전화번호 자체를 바꿔버렸단다.

난 철민이 심정이 100프로 이해 가는데....

또 오지랖만 넓은 미친 인간들은 그래도 부모일 텐데 자식이 너무 하다는 개소리를 하겠지만 철민이 입장에선 지나치게 오래 참은 셈 아닐까?

적당히 철민이가 그동안 반항을 해왔다면 이렇게 극단으론 흐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딴엔 착하게 산다고 너무 참았고 그러다 결국 이렇게 대폭발을 한 것이라 추측된다.

모든 상황이 만족스러워 착하게 사는 아이는 어른이 돼도 별 문제 없다.

하지만 철민이처럼 불만을 터뜨리는 게 정상인 상태에서도 억지로 착하게 사는 건 마음의 병을 키워 나중에 인생 자체를 망칠 지도 모른다.

애비랑 연을 끊는 것만으로 제발 철민이의 한이 풀어지길 두 손 모아 간절히 빈다.

이걸로 안 풀려서 나중에 그 애비에게 복수하러 올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나는 너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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