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의 미학(?):
여타 범죄와 달리 협박은 계속적, 주기적으로 행해질 수 있기에 나름 미묘한 컨트롤 능력이 요구된다.
나의 태생적 반사회성을 이렇게라도 충족시켜야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에 이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정도를 지키기
대다수 협박범은 자신의 욕심을 주체 못하고 과한 걸 요구하다가 신세를 망친다. 영업사원이 구매자의 경제력 범위 내에서 물건을 팔듯, 협박범 역시도 피협박인(협박 받는 자. 이하 동일)의 능력을 필히 고려하고 이를 초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적당한 것이라면 계속 제공했을 사람이 너무 큰 요구에 결국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변에 알리는 법이다.
- 친분도 유지하기
피협박인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한다. 상대가 생리적으로 너무 싫어도 신고를 하게 되어있다. 그렇기에 다소 웃기긴 하나 가끔은 피협박인에게 조그만 선물을 하거나 요구했던 금액에서 디스카운트를 해주는 등 인간적인 테크닉도 필요하다. 항상 윽박지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끔은 채무자 사정을 봐주기도 하는 사채업의 생리를 벤치마킹하자.
- 장기와 단기 중 선택하기
조금씩 장기적으로 뜯어먹는 것과 한 방에 크게 받아내고 영원히 끝내는 것 중 선택을 하자. 이에 대한 생각 없이 무턱대고 큰돈을 반복해서 요구하면 만수르라도 빡쳐서 결국은 신고하게 마련이다. 피협박인의 재정상태를 면밀히 관찰한 후, 산재보험급여의 수급에서처럼 일시불과 연금 중 어떤 게 더 이익이며 안전성이 높을지 고민하고 결정하라.
- 약속을 지키기
만약 일시불로 큰돈을 받아내기로 했고 상대가 이를 지불했다면 두말 하지 말고 바로 돌아선 뒤 다시는 나타나지 말자. 약속한 금액을 주기적으로 받기로 한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금액을 올리거나 그 주기를 단축시키면 곤란하다. 이 말도 코메디지만 협박범에게도 신의는 요구된다. 피협박인이 어렵게 마련해준 돈을 유흥이나 도박으로 마구 날린 뒤, 마치 ATM에서 돈 뽑듯 또 요구한다면 남는 건 몰락뿐이다.
- 약해보인다고 무시말자
협박범이 범하는 가장 흔한 착각 중 하나는 피협박인이 신고를 못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저항이 힘들 거란 생각이다. 하지만 정말 악에 받치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 고로 피협박범을 대면할 때는 늘 주의하고 신체적 공격에 대한 대응책 역시 준비해두자.
- 언젠가는 그만둬야 한다
카지노에 계속 앉아 있으면 남는 건 오링이듯 협박도 무한정 계속하면 쇠고랑 찰 일만 남게 된다. 아무리 만만해 보이던 피협박인도 인내심의 한계가 있는 법이다. 뜯어낼 돈의 총액을 계산해놓고 이를 모두 채웠다면 과감히 풀어주자. 감옥에 간 협박범 거의 다는 결국 이를 못해서 이 꼴 난다.
- 추천하는 도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선을 넘은 협박범의 말로末路를 너무 잘 보여준다. 꼭 읽어 보기 바란다.
PS: 이 글은 다시 말하지만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의 심정으로도 쓴 것이니 너무 정색하고 달려들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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