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왜 그리 잘해주셨어요?"
"노무사님에겐 꼭 그래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그냥 들었어요"
내가 누명 쓰고 무지 힘들 때, 유난히 신경 써 준 변호사가 있었다.
선임을 한 것도 아니건만 자주 전화를 통해 관련 정보를 주었고 우울증 약을 먹어서라도 어떻게든 그 시기만 넘기면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라며 나에게 힘들 주었다.
무혐의처분으로 모든 게 끝난 뒤 잘 해준 이유에 대해 묻자 전술한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누명 썼던 당시 이 변호사의 모친이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 나도 갔는데 효자라는 소문이 거짓이 아닌 듯 얼굴이 진짜 반쪽이다.
내 누명사건에 대해 물어 볼 것 있으면 물어보라는 언질을 분명히 사전에 받았지만 차마 입이 안 떨어졌다.
그래서 조의금 내고 애도의 뜻만 표한 뒤 바로 돌아왔다.
주변 사람들에게서까지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했다가 뜻대로 안 풀려 난관에 봉착한 지인이 있었다.
채권자들이 성화였는데 공교롭게 이때 자식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악재가 겹쳤기에 밥도 거의 거르고 장례식장에서 소주만 마시고 있는 이 지인에게 채권자들이 들이닥쳤다.
애가 죽었다는 상황은 전혀 고려 않고 돈 내놓으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저녁, 적지 않은 돈을 빌린 또 다른 채권자가 찾아와선 조의금을 내더니 아무 말 없이 소주 한잔 같이 마시곤 돌아갔다고 한다.
국세청에서 얼마 뒤 세금환급을 받으란 연락을 이 지인은 받았고 이 돈으로 이 채권자 빚부터 바로 갚았다고 한다.
이기적인 세상이라고 꼭 이기적으로만 사는 게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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