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특히 부모에겐 뭐든지 말해도 될까?
극단적인 예일지도 모르나 누구에게나 발생가능하기에 끄적여본다.
사례 1.
술집에서 서빙하는 아가씨와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K씨. 절대 고의는 아니고 화장실 가느라 비틀거리며 걷다가 무심결에 손을 뻗었는데 우연히 그 아가씨 가슴이 만져졌단다. 정중한 사과를 요구받았으나 자존심에 대충 웃음으로 넘기려 했고 결국 신고까지 된다. 별 문제 아닐 거라 여기며 변호사 선임도 안하고 혼자 처리하려 했지만 어찌어찌 하다 보니 기소까지 되어 재판 받고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이것도 성범죄라던데 하도 같잖아 보여서 무시하려다 간만에 마련한 식사자리에서 부모님께 처음으로 털어놓는다. 이 정도는 당연히 이해해 주시리라 여겼건만 불같이 화를 내는 양친. 그런 더러운 짓을 하는 아들은 둔 적이 없다는 말까지 듣는다. 아무리 전후 사정을 설명해도 안 듣고 판검사의 판단만 옳다고 생각하는 이들. 말을 꺼내지 않는 게 나았을까?
사례 2.
동성애자지만 절대 안 밝히고 살던 A씨. 하지만 나이 30이 넘어 좋은 직장 다니면서도 여자친구 하나 없는 모습에 부모의 잔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이에 날 잡고 본인의 성정체성을 드디어 부모에게 고백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말썽부려 본 적 없기에 이 정도는 받아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특히 아버지가 펄펄 뛰며 내 아들이 에이즈 전파의 주범인 더러운 족속들에 속하냐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사실 몰래 만나는 동성애인이 있었고 이날 대화가 잘되었다면 장차 이 애인도 소개하려 했건만 그저 눈물만 흐른다.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에게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A씨가 과연 앞으로도 자식 노릇 잘할 수 있을까?
사례 3.
협력업체 여직원과 불륜에 빠진 N씨. 지금의 아내와는 다르게 매사 다정다감하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말을 아낌없이 해주는 이 여자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어차피 아직 애도 안 낳은 상태라 이혼도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다만 원채 아내가 몸이 약하기에 정신적 충격이 셀까봐 자신의 부모를 통해 이런 의사를 전달하려 했다. 비록 시작은 불륜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남은 인생을 보내겠다는 하나뿐인 아들의 뜻을 다른 사람도 아닌 부모는 100프로 지지해 주리라는 생각에 세운 계획이다. 하지만 웬걸, 말을 꺼내자마자 아무 잘못 없는 며느리를 쫓아내는 꼴은 절대 못 본다며 양친 모두가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아무리 아들이라도 아닌 길로 가는 건 막아야 하겠단다. 진짜 부모 맞나?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상황들이지만 실제로 내 주위에서 발행한 일들이다.
이들 사례의 주인공들 모두 부모에게 말을 꺼낸 걸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자식과 관련해선 뭐든지 받아주니 부모에겐 못할 말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자들이 아주 많다.
하지만 세상엔 늘 예외란 게 있는 법이고 이걸 간과했다가 자칫 잘못되면 그 여파가 장난이 아닐 텐데....
이렇게 잘못되면 부모에게 털어놓으라고 부추겼던 자들이 조금이라도 책임질까?
자식 등쳐먹거나 학대하는 부모들이 뉴스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오늘날, 기존 관념에 대한 수정 역시 반드시 행해져야 하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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