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옷집의 또 다른 장점:
내 취향과 상반되는 옷을 반강제로 입게 된다.
중고 옷집은 일단 가격이 대단히 저렴하다.
하지만 사이즈나 색깔, 디자인 면에선 말 그대로 랜덤하게 들어오기에 사이즈는 맞아도 나머지는 영 아니거나 반대인 경우가 거의 다다.
고로 중고 옷을 살 때 가장 합리적은 방법은 자신의 사이즈와 취향 모두에 100프로 부합하는 게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사이즈만 맞으면 나머지는 포기하고 사는 것이다(사이즈를 희생하는 사람은 통상 없다는 전제하에).
이러다보니 평소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옷을 입게 되는데 이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
나 같은 경우, 가죽이나 밝은 옷은 늘 피해왔다.
가죽은 선이 굵고 남자다운 자에게 어울린다고 느꼈기에 쳐다도 안 봤고 밝은 색깔은 왠지 내 어두운 성격을 더 드러낼 듯하여 기피했다.
그러다 중고 옷집에 맛을 들이며 반강제로 구매를 하기 시작한다.
단 돈 몇 천원에 괜찮은 가죽자켓이나 정장마이를 살 수 있다 보니 성향 따위는 내팽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구매한 옷들은 아까워서라도 자주 입었고 그러다보니 내 기존 성향을 고집한 게 바보짓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죽옷은 일단 촉감이 인간의 피부처럼 무지하게 좋다. 가족옷 매니아들이 괜히 생겨나는 게 아닌듯하다. 또한 그닥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입었지만 잘 어울린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난 사실 남자다운데 혼자 착각한 게 아닐까?
밝은 옷을 자주 입으니 성향이 밝아진다. 어두운 옷을 주로 입을 때는 안 하던 생각이나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한다. 세상을 밝게 보는 발언이 요즘들어 부쩍 흔하게 내 입에서 나온다.
늘 한결 같은 게 나쁘지만은 않겠지만 변화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난 너무 한결 같이 살았다.
변화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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