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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비자,외국인,병역

또 한 커플을 깨고 나니 신이 날 출생시킨 이유를 알겠다

by 강명주 노무사 2022. 6. 4.

잘생긴 #양키와 한국인 여성이 손을 잡고 들어온다.

알고 보니 이 양키는 프랑스 사람인데 한국인 여친과 같이 한국에서 지내기 위한 비자를 얻고 싶단다.

현재는 대학원 재학 중이다.

요즘 이런 경우가 부쩍 늘었다. 혹자는 사랑하는 청춘들의 국가 간 교류를 촉진하는 좋은 사례라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대외적으로는, 가뜩이나 출산율이 낮은 현실에서 국제연애가 늘어나면 한민족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소지가 크다는 걸 이유로 든다.

물론 이는 형식적인 이유다.

근본적인 이유는 나는 혼자 사는데 남들이 사랑을 나누는 것이 너무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이 프랑스 남자에게만 할 말이 있다며 여자는 나가 있으라고 했다.

행정사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말한다며 어디서 만났는지부터 물었다.

여자가 프랑스에 단기 여행을 왔을 때 만났단다.

프랑스 남자의 부모님 직업을 묻자 아버지는 큰 회사 부사장이고 어머니는 외과 의사란다.

이 한국여자가 꽃뱀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아니, 꽃뱀이어야 한다.

왜 한국에서 같이 살려고 하는지 묻자 여자가 그걸 고집한단다.

요즘 젊은 한국여인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미투운동을 자세히 알려줬다. 지금이야 사이가 좋지만 여자가 수틀려서 성범죄로 신고를 하면 당신은 여자의 진술만으로 교도소에 간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한국 교도소는 외국과 달리 한 방에 7~8명 이상을 넣고 가혹한 신고식도 거쳐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얼굴이 일그러진다.

동양의 신비에 대한 환상을 깨라고 말해줬다. 그런 신비가 진짜라면 ufc부터 노벨상까지 왜 동양이 서양을 이기는 게 하나도 없을지 잘 생각해 보라고 했다. 어차피 동양여자도 늙으면 쭈그렁 할매 되는 건 동일하다고도 했다.

그럼 어쩌면 좋겠냐고 묻는다.

부모님은 이 결혼을 지지하는지 물어봤다.

어머니는 완고하게 반대 중이시고 아버지는 입장을 보류하셨단다.

대학원 마칠 때까지만 사귀다가 프랑스로 가라고 했다. 여자가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면 어떻게든 따라갈 것이면 그러면 프랑스에서 2~3년 같이 살다가 그래도 좋으면 결혼해서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여자가 프랑스에서 사는 걸 싫어한다고 하기에 그건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지위나 돈을 사랑하는 증거일 거라고 하자 맞는 것 같다며 맞장구를 친다.

역시나 선진국 국민답게 나가면서 상담료 이야기를 꺼낸다.

부모님 뜻에 따라 프랑스의 좋은 여자 만나서 아들딸 낳고 잘 살면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상담료라고 하자 한껏 웃는다.

이렇게 또 한 커플을 깨고 나니 신이 나를 출생시킨 이유를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자축하는 의미로 저녁에는 냉면 곱빼기를 먹어야겠다.

행정사의 비자 관련 업무가 나에게 이런 즐거움을 줄줄 누가 알았으랴~~~

ps:나의 영어실력이 향상된 덕인지 이 프랑스인의 능란한 한국어 덕인지 가늠은 어렵지만 생각이 일치하니 뜻이 통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상의 내용은 모두 픽션이다. 내 희망사항을 상상의 나래 속에 코믹하게 묘사했을 뿐이다. 현실에선 절대 이러지 않는다. 불필요한 오해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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